卍 ~ 어둠속 등불

보은을 갚은 네 마리 강아지

갓바위 2022. 11. 7. 10:36

보은을 갚은 네 마리 강아지

주평 노인은 천성이 자상하고 선량하여 동물을 매우 사랑하였다

하루는 친척집에 들렀다가 네 마리의 강아지를 내다버리는 것을 보았다

 

왜냐하면 그 지방 사람들에게 이상한 미신이 있어서

개가 한 배에 네 마리의 새끼를 낳으면 불길하다고 내다버리는 습속이었다

 

주평노인은 친척의 동의를 얻어 그 네 마리

강아지새끼를 안고 집으로 돌아와 정성껏 보살피고 길렀다

 

시간이 흘러 네 마리의 개가 점점 커서 영리하고 동작이 빨라

주평노인은 항상 그 개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말년의 어느 저녁이었다

 

초목이 무성한 곳에서 쏴아..쏴아하고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점점 커져서 마치 미친 바람이 부는 것도 같고

소나기가 내리는 것도 같았다

 

그 소리가 산골짜기를 진동시켰다

주평노인은 이상하게 생각하고 집 밖으로 몇 걸음 나와보았다

 

그랬더니 한 마리 무지무지하게 큰 구렁이인데 굵기가 차바퀴같았고

방울만한 눈알은 번쩍번쩍 빛을 냈고피를 토하는 듯이 입을 벌리고

빨간 혓바닥을 낼름거리며 쏜살같이 주평노인을 향하여 덤벼들었다

 

주평노인은 기겁을 하여 몇 발자국 뒤로 물러서다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지려고 하였다

 

이렇게 혼비백산한 찰나에 네 마리의 개가 선풍처럼 뛰어나와

좌로 우로 위로 아래로 사방으로 큰 뱀을 무서워하지 않고 뱀을 향하여 덤벼들었다

 

주인을 보호하고 구하려는 그 용감한 행위에 주평노인은 물론이요

개 짖는 소리에 놀라 몰려온 동네사람들은 주인을 구하려는

그 개들의 행동에 모두 감탄을 금치 못하였다

 

구렁이는 본래 주평노인을 물려다가 뜻밖에 나타난 민첩한 개들에게

오히려 물려 그중 두 마리의 개가 구렁이의 뒤통수를 마침내 물었을 때

개의 이빨이 구렁이의 목을 관통하여 뚫게 되었다

 

그러자꿈틀거리는 뱀과 물고 놓지 않는 개의 한바탕 투쟁으로

온 바닥은 선혈이 낭자해졌고마침내 뱀은 죽고 주평노인은 무사하였다

 

처음에는 주평노인이 네 마리의 개를 구해주더니

여러 해 후엔 네 마리 개가 합심하여 주인을 구해주었으니

이것은 바로 돌아가며 구해주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