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광명의 세계(5)

갓바위 2022. 5. 7. 09:51

 

부처님은 엄숙한 목소리로 많은 세계의 모든 것을 훈계하시었다.

그런데 이세계에서 동쪽으로 먼 곳에 보편 세계(普遍世界)라는 나라가 있었다.

이 나라에는 길상 적왕여래(吉祥積王如來)라는 부처님이 계셔서 현재도 존명(存命)하고 계시다.

 

이나라에는 성문이나 연각등의 이름은 못들어 보고

단지 청정(淸淨)의 수행을 쌓고 있는 보살만이 국내에 많이 있었다.

그 하나 하나의 보살에게는 각각 백천에 보살의 일족이 따르고 있었다.

 

이 보편 세계에 법용보살(法勇菩薩)이라는 수도자가 있어서 길상 적왕여래의

설법을 듣고 높은 하늘에서 몸을 숨기고 설법을 하고 있었다.

 

법용보살의 설법을 들은 사람들은 세상의 모든 법은 오로지 목소리만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몸은 보지않고 목소리만 듣고 깨달음을 열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각설, 석가여래가 비치신 대광명과 훈계하시는 말씀을 들은 법용보살은

곧 길상적왕여래에게 달려가서 예배하고 묻기를,

 

『어찌된 인연으로 이러한 대 광명이 나타나고 훈계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입니까?』

『그것은 이러한 까닭이다. 이 곳으로부터 멀리 서쪽에 사바 세계라는 나라가 있다.

그 곳에 계신 부처님을 석가여래라고 일컫는다.

그 부처님은 현세에 계시면서 시방 세계의 모든 보살을 사바 세계에 모여 놓고 설법을

하시기 위하여 전신의 털구멍에서 대 광명을 발산하시며 훈계하는 말씀을 하시고 계신 것이다.』

 

『아, 그렇습니까? 그러면 제가 그 석가여래가 계시는 사바 세계로 가서

친히 예배 공양드리고 아울러 여러 보살님과 만나서 설법을 듣고자 하옵는데 어떻겠습니까?』

『그것은 좋은 일이다. 곧 가도록 하라.』

 

길상 정왕여래의 승낙을 얻은 법용보살은 여러 보살들과 함께 사바세계로 갔다.

사바세계로 가는데 걸린 시간은 젊은이가 팔꿈치를 구부렸다 펴는 정도의

극히 짧은 시간이었으나 법용보살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자기는 신통력을 가지고 있으니까 이 신통력으로 석가여래를 친히 뵈옵고 예배하고 공양하리라.〉

그는 즉시 명상에 잠기면서 신통력을 발휘하였다.

그 때문에 산천 대천세계는 절묘한 꽃으로 덮이고 꽃은 쌓여서 무릎을 가릴 정도였다.

 

동시에 아름다운 풍악소리가 들리는 무지개 색깔로 빛나는

휘장과 깃발이 휘날리며 사바세계는 마치 천궁(天宮)같이 보였다.

이렇게 해서 법용보살은 여러 보살과 함께 석가여래의 어전으로

다가가서 예배하고 신통력으로 나타난 연꽃 위에 서쪽을 항하고 앉았다.

또 이 세계에서 남쪽으로 먼 곳에 이진(離塵)이라는 세계가 있었다. 이 세계에는

사자용맹 분신여래(獅子勇猛奮迅如來)라는 부처님이 계셔서 많은 보살을 거느리고 있었다.

 

여기에는 보수(寶手)라고 불리우는 보살이 있었는데 보수라고 부르는 까닭은

이 보살이 설법을 하면 왼쪽 손에서 불, 법, 승의 목소리, 보시(布施), 지계(持戒),

지혜, 자비 등의 목소리가 자유자재로 흘러 나오기 때문이다.

 

이 보수 보살이 여지껏 보지 못하던 대 광명과 듣지 못하던

훈계의 목소리를 듣고 사자 용맹 분신여래에게 묻기를,

『어찌된 인연으로 이러한 대광명 같은 신기로운 징조가 나타난 것입니까?』

 

『그것은 이러한 까닭이다. 이 곳에서 멀리 떨어진 북쪽에 사바세계라는 나라가 있다.

그 곳에는 석가여래라는 부처님이 계셔서 시방 세계의 모든 보살을 사바세계에 모아 놓고

설법하시기 위하여 전신의 털구멍에서 대광명을 비추시며 훈계를 하고 계신 것이다.』

 

『아, 그렇습니까? 그러면 제가 그 석가여래가 계시는 사바세계로 가서

친히 예배 공양드리고 아울러 여러 보살님과 만나서 설법을 듣고자 하옵는게 어떻겠습니까?』

『무엇이 좋다고 이 깨끗한 이진 세계를 떠나서 온갖 악이 들끓는 더러운 세계로 가려고 하는가?』

 

『그렇다면 어째서 석가모니여래는 깨끗한 부처님의 나라를 버리고 그 고약한 사바 세계에 태어나셨을까요?』

『거기에는 또 이유가 있다. 옛적에 석가모니부처는 한 가지 맹세를 하셨다.

그것은,〈자기가 도통하여 성불하면 사악(邪惡)한 사람들 사이에 태어나서 그들을 위하여 설법을 하리라.〉

 

이렇게 대원을 품으신 석가여래는 일부러 더럽혀진 사바세계에 태어나신 것이다.』

『참으로 훌륭한 일입니다. 이렇게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을 만나뵙기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꼭 그 세계로 가서 석가여래 부처님을 예배 공양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매우 좋은 일이다. 곧 가도록 하라. 사바세계에 가면 만사를 주의해서 실수 없도록 하여야 한다.

그 까닭은 석가여래는 만나 뵙기 힘든 부처님이지만 다른 자들의 사상과 행동은

매우 험악하여서 항복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주의의 말씀 대단히 고맙습니다. 사바세계에 여하한

노여움과 원망이 있다하더라도 저를 손상시키지는 못할 것입니다.

설사 모든 생물이 저를 욕보이게 하려고 하더라도 또 칼이나 몽둥이 기와장이나

돌로 치더라도 저는 그 박혜를 견디어서 결코 보복을 하려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사자 용맹 분신여래는 보수 보살의 움직이지 못할 철석 같은 결심을 듣고

보수 보살을 수행할 여러 보살들에게도 조심할 것을 당부하였다.

『그대들도 보수 보살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수행해야 하느니라.』

 

사자 용맹 분신여래의 말씀이 끝나자마자 보수 보살은 다른 보살들과 함께

이진 세계에서 모습이 사라지더니 곧 사바세계에 나타났다. 이 때 보수 보살은 생각하였다.

〈난 어떠한 신통력을 내서 석가여래를 예배하고 또 사바 세계의 사람들을 기쁘고 즐겁게 해 주면 좋을까?〉

 

이렇게 생각하는 동시에 놀랄만한 신통력을 나타냈다.

왼손으로 삼천 대천 세계를 덮고 천 개의 손속에서 여러 가지 음식물, 의복, 수레,

금, 유리, 진주, 산호가 쏟아져 나왔으며 사람들은 제각기 자기가 가지고 싶은 것을 얻었다.

 

그리고 법을 듣고 싶어하는 자에게는 손속으로부터 법을 들을 수 있게 하였고

법을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진실을 깨닫고 무상의 즐거움을 맛보게 하였다.

 

보수 보살은 이러한 신통력을 발휘한 다음에 여러 보살과 함께

석가여래를 뵈옵고 신통력으로 피어난 연꽃 위에 북쪽을 향하고 앉았다.

관련 문헌 : 문수보살경 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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