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광명의 세계(6)

갓바위 2022. 5. 9. 10:11

 

 

그 때 이 세계에서 서쪽으로 먼 곳에 보장(寶藏)이라는 세계가 있었다.

그 곳에는 보적왕여래(寶積王如來)라는 부처님이 많은 보살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이 나라는 전체가 깨끗한 유리로 되어 있었고 성문이나 연각 같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고 청정한 보살들이 유리로 된 대지를 거닐며 보적왕여래를 모시고 있는

풍경은 마치 맑은 거울에 비치는 그림자 같았다.

 

보적왕여래는 보살들을 위하여 설법을 하고 항상 양미간의 여의보주(如意寶珠)에서

빛을 내서 천지를 밝게 비춰서 해와 달의 빛도 가리워져서 밤낮의 구별도 없이

사람들은 꽃이 피는 때를 보아서 겨우 낮과 밤을 구별하는 것이었다.

 

보적왕여래 밑에 수승원혜(殊勝願慧)라는 보살이 있었는데 마침 석가여래가

비추는 대광명과 훈계하는 목소리를 듣고 보적왕여래 앞에 무릎을 꿇고 묻기를,

『어찌된 인연으로 이러한 대 광명이 나타난 것입니까?』

 

『그 까닭은 이러하다. 여기서 동쪽으로 먼 곳에 사바세계라는 나라가 있다.

그 곳에는 석가여래라는 부처님이 계셔서 시방 세계의 모든 보살을 사바세계에 모아놓고

설법을 하기 위하여 전신의 털구멍에서 대 광명을 발산하시고 훈계의 말씀을 하시고 계신 것이다.』

 

『그렇습니까! 그러면 제가 석가여래가 계신 사바세계로 가서 친히 예배 공양을 드리고

아울러 여러 보살님과도 만나서 설법을 듣고자 하옵는데 어떻겠습니까?』

『잘 생각했다. 곧 가보아라.』

 

수승원혜 보살은 다른 보살들과 함께 눈 깜짝할 사이에 보장세계에서 사바세계로 왔다.

이때 수승원혜 보살은 생각하기를,

〈난 어떤 신통력을 나타내서 석가여래를 예배할 것인가?〉

 

이렇게 생각한 그는 곧 신통력을 나타내더니

삼천 대천 세계의 지옥계와 축생계의 모든 고통을 없애버렸다.

때문에 지옥은 업화(業火)로부터 아귀는 굶주림에서 구원을 받았다.

 

그 형상은 마치 수도자가 명상에 젖어들듯이 단 한 사람도 탐욕과

노여움과 질투로 인하여 괴로움을 받는 사람이 없어진 것이다.

그것은 지옥, 아귀, 축생계에서 뿐만이 아니고 다른 수라와 인간의 사회에 있어서도

서로 자비심을 가지고 공존 공영하며 상호부조하는 마음을 갖게하는 것이다.

 

수승원혜 보살은 이러한 신통력을 나타낸 다음 다른 보살들과 함께 석가여래를 찾아 뵙고

발아래 예배하고 왼쪽으로 세 번 돌고나서 신통력으로 피어난 연꽃 위에 동쪽을 향하고 앉았다.

또 이 세계에서 북쪽으로 먼 곳에 상장엄(常莊嚴)이라는 세계가 있었다.

 

그 세계에는 생바라제왕(生婆羅帝王)이라는 부처가 계셨고 이 나라 사람들은

출가를 못한 사람들도 모두 가사를 입고 있었고 여자는 한 사람도 없었고

따라서 모태(母胎)에서 태어나는 일은 있을 수가 없고 모두 연꽃에서 태어나는 것이었다.

 

이 부처에게는 상장엄 성숙적왕 본원수승(相莊嚴星宿積王本願殊勝)이라는 보살이 있었는데

때마침 석가여래의 대 광명과 훈계하시는 말씀을 듣고 생바라제왕여래에게 묻기를,

『어찌된 인연으로 이러한 대 광명이 나타난 것입니까?』

 

『그 까닭은 이렇다. 여기에서 남쪽으로 먼 곳에 사바세계라는 나라가 있다.

거기에는 석가여래라는 부처님이 계시는데 시방 세계의 모든 보살을 사바세계에 모아놓고

설법하기 위하여 전신의 털구멍으로부터 대 광명을 비추시고 훈계하는 말씀을 하고 계시는 것이다.』

 

『무슨 이유로 사바 세계라고 하는 것입니까?』

『그 세계에서는 탐욕이라든가, 노여움이라든가, 우맹 따위의 여러 가지 고뇌를

겪어야 하므로 사바 즉 감인(堪忍)의 세계라고 이름 지은 것이다.』

 

『그러면 사바 세계 사람들은 욕을 하거나 매를 맞아도 잘 참습니까?』

『물론 그 사람들은 다소는 참는 공덕을 가지고 있지만

대개는 탐욕과 노여움과 어리석음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런 세계를 사바라고 하는 것은 이치에 안 맞는 것이 아닙니까?』

 

『과연 그렇게 생각도 되겠지. 그렇지만 석가모니 부처님의 세계에는 보살도를

수행하는 많은 선남선녀가 있어서 그들은 여러 부처님께 불공을 드리고 참는 덕을

터득하여 일체의 생물을 보호하고 지키며 사람이 자기에게 해를 끼쳐도 발 견디어내서

방종이나 탐욕이나 노여운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다.

이렇게 보살도에 정진하는 선남선녀가 있기 때문에 사바 세계라고 하는 것이다.

 

석가모니여래의 세계에 있는 어떤 종류의 사람들은 마치 악의 화신(化身)같아서

잘못을 뉘우치는 일도 없고 그 마음은 극악 무도하여 부끄러움을 모른다.

그리고 부처님을 외면 하고 불도를 업신여기고 승려를 증오하는 무리들로서 장차로는

지옥이나 아귀 아니면 축생계로 떨어지는 숙명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석가모니 부처님은 이러한 고약한 사람들중에 계시면서 능히 모든 박해,

욕됨, 굴욕을 감내(堪耐)하시면서 마치 대지가 요지부동인 것과 같이 조금도 그들을

거역하지 않으신다. 이러한 이유로 이 세계를 사바라고 한다.』

 

생바라 제왕여래의 자세한 설명으로 사바세계의 유래가 명확해졌다.

상장엄 성수 적왕보살은 자기의 느낌을 말하기를,

『저희들은 큰 은혜를 입어 그런 고약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사바세계에 태어나지 않은 것이 여간 대행한 일이 아닙니다.』

 

『아니다.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여기서 동북쪽으로 가면 천장엄(千莊嚴)이라는

세계가 있는데 그 곳에는 대자재왕여래(大自在王如來)라는 부처님이 계시고

그 곳 사람들은 모두가 안락한 세월을 보내고 있다.

 

그렇지만 이 천장엄 세계에서 오래고 오랜 동안 수도를 해도 그 공덕에

사바세계에서 잠깐 동안 자비심을 갖는 공덕보다도 못한 것이다.

하물며 사바세계에서 하룻 동안 청정한 마음을 갖는 경우에는 더 말할 나위도 없는 것이다.

 

『아, 그런 것입니까? 그렇다면 저희들은 석가여래가 계시는 사바세계로 가서

친히 예배 공양을 드리고 아울러 보살들과 만나서 설법을 듣고자 하옵는데 어떻겠습니까?』

『좋은 생각이다. 곧 가보도록 하라.』

 

상장엄은 성수 적왕보살은 다른 보살들과 함께 눈깜짝할 사이에 사바세계로 왔다.

이 때 적왕 보살은 생각하였다.

〈난 어떠한 신통력을 나타내서 석가모니여래를 공양했으면 좋을까?〉

 

이렇게 생각한 그는 곧 신통력을 발휘라여 천개(天蓋―관을 덮는 뚜껑이지만

여기서는 하늘을 덮는 다는 의미로 쓰여 짐)를 만들어서 삼천대천세계를 덮었다.

 

이천개는 백천만개의 주옥(珠玉)과 보배로 장식되었고 무지개 색깔의 여러 가지 꽃이

휘날리고 그윽한 음악소리가 아름답게 흐르는 가운데 승려와 천용, 귀신,

그리고 비인(非人)에 이르기까지 제각기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났다.

 

적왕 보살은 여러 보살과 더불어 석가여래께 배례하고

신통력으로 피어난 연꽃위에 남쪽을 향하고 앉았다.

관련 문헌 : 문수보살경 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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