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가장 불쌍한 아들

갓바위 2022. 5. 9. 09:48

 

어떤 사람이 죄를 범하여 마침내 사형에 처해지게 되었다.

왕은 관리에게 사형수의 목을 베도록 명령했다.

관리는 신분이 천한 사내를 불러 사형수의 목을 자르게 했다.

 

하지만 그 사내는 불법佛法을 따르는 사람이어서 한 번도 다른 생명을 해친 적이 없었다.

그는 고민 끝에 관리에게 말했다.

"저는 일찍이 불법에 귀의한 몸입니다. 그러므로 제 손으로 사람을 죽일 수는 없습니다."

 

그 말을 들은 관리가 버럭 화를 내면서 말했다.

"네 놈이 국왕의 법을 어기려 하느냐?"

관리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그는 끝내 명령에 따르지 않앗다.

 

그러자 관리는 곧 사내를 붙들어 왕에게 데려갔다.

"이 자가 와의 명령을 듣지 않습니다."왕이 사내를 보고 말했다.

"너는 어째서 왕의 명령을 듣지 않느냐?" 사내가 대답했다.

 

"대왕이시여, 저는 불법에 귀의하여 모기와 개미조차도 함부로 해치지 않습니다.

하물며 사람의 생명이겠습니까?' 왕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네 목숨도 온전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저는 사람의 목숨을 해치지 않겠습니다.

이 목숨은 대왕의 손에 달려 있으니 마음대로 하십시오.

하지만 제 뜻은 결코 꺽이지 않을 것입니다."

 

왕은 그의 말을 듣고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었다.

왕은 사내의형제들을 모두 잡아들이도록 했다.

일곱명의 형제가 모두 왕 앞으로 끌려나왔다. 왕이 형제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만일 사형수의 목을 베지 않으면 너의 형제들도 모두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사내는 끝내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왕은 분을 참지 못하고 사내를 죽여버렸다.

왕은 다시 둘째에게 사형수의 목을 베라고 명령했지만 둘째아들 역시 이를 거절했다.

 

그렇게 일곱 명의 형제중 여섯 명이 차례로 목숨을 잃었다.

이제 남은 것은 막내뿐이었다. 그러나 막내조차 왕의 명령에 따르지 않았다.

왕이 막내를 죽이려 하자, 마침 늙은 여인 하나가 왕 앞에 엎드리며 아뢰었다.

 

"일곱째만은 제발 용서해주십시오."

왕이 여인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 아이와는 어떤 관계인가?" "저의 자식입니다." 왕이 다시 물었다.

 

"그러면 앞에 죽은 여섯은 너의 자식이 아니었는가?" 늙은 여인이 대답했다.

"그들 역시 모두 저의 자식들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여섯 아들이 죽을 때는 말리지 않고, 유독 일곱째만을 살리고자 하는가?"

 

그러자 늙은 여인이 눈물을 흘리며 대답했다.

"먼저 죽은 여섯 명의 자식은 다행히 불법에 귀의하여 어떤 생명도 해치지 않고 착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므로 죽어서도 좋은 곳에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그리하여 제가 말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일곱째 자식만은 아직도 착한 업業을 짓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죽어서도 지옥에 떨어져 핍박당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일곱째 자식이 앞으로 착한 마음을 일으킬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목숨을 살려달라고 청하는 것입니다."

 

*출전 : <<대장엄론경>> 권8 . 46 / <<경률이상>> 권20 / <<출요경>> 권10 <학품>

살아 있을 때 마음을 닦아라.

티끌 하나 없이 마음이 청정한 사람은 자신의 미래를 근심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비록 죽음 앞에 설지라도 죽음의 사자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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