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구마라다와 쟈아타(2)

갓바위 2022. 5. 11. 09:11

 

쟈야타는 정진에 정진을 거듭하고 고행을 부지런히 행하였으며, 잘 금계(禁戒)를

지킨 결과 번뇌를 끊고 석존께서 예언하신 것 중 그 최후의 율사(律師)라고 일컬을 만큼 되었다.

 

일찍이 대중 가운데 한 중이 있었다. 어느 날 그 형수가 식사를 가지고 절에 왔다.

그런데 그는 그 형수를 보자 갑자기 음욕을 참을 수 없어서 그만 두 사람은 죄를 범하고 말았다.

이 중죄 금계를 범한 이 중은 그제야 겨우 본심이 돌아와 스스로 참회하여 중생토록 그 수치를 잊지 않았다.

 

『나는 어쩌면 이렇게도 어리석은 자일까. 왜 이런 무서운 악업을 지었을까.

나는 이제 아무리 노력해 도 불제자는 될 수 없다.』

 

라고 생각한 그는 승복과 탁발을 모두 삼지창 위에 놓고 제국으로 유행하면서 고성으로 이렇게 노래했다.

『나는 죄인입니다. 불교의 법복은 입을 수 없습니다. 죄를 지음은 실로 무겁고 반드시

지옥에 떨어질 것입니다. 아아, 나는 어디서 구제를 받을까요?』하고 비원했다.

 

그때 쟈야타는 이 중을 보고 대단히 가엾게 생각했다.

『그대가 내 말하는 것을 따른다면 그대의 죄는 자연히 소멸될 것이다.』

라고 말하자 그는 뛸 듯이 기뻤다.

 

『그러면 말씀에 따르겠아오니 부디 버리시지 마소서.』

하고 그는 그의 가르침을 순종하려 결심했다.

쟈야타는 신통력을 써서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큰 불구덩이를 만들고 그에게 말했다.

 

『네가 만약 진실로 참회하여 죄를 소멸하고자 한다면 이 불구덩이 속에 뛰어 들어라.』

그는 이 말을 듣자 처음에는 잠시 무서움에 떨려 머뭇거렸으나

결심을 하고 이글거리는 불구덩이를 향해 몸을 던졌다.

 

그런데 그 타오르던 불길은 당장 변하여 맑은 시내가 되었다.

더구나 그 맑은 시냇물은 겨우 무릎까지밖에 차지 않았으므로

몸에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다. 거기에서 쟈야타는 말했다.

 

『너는 선심과 지성으로써 잘못을 뉘우쳤으니까 모든 죄는 이제 모조리 소멸되었다.』

하고 여러 설법을 들려주었다.

여기서 그 중은 마침내 아라한의 오달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런 인연이 있어서 세상 사람은 그를 가리켜 청정지율(淸淨持律)의 쟈야타라고 한 것이다.

또 어느 때, 쟈야타는 여러 제자들을 거느리고 토크샤시라성(城)에 간 일이 있었다.

그 성에 도착하자 쟈야타는 어두운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수심에 잠겼다.

 

제자들은 모두 의아히 생각하고 그 연유를 스승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는,

『잠시 기다려라, 뒤에 말해 주리라.』할 뿐이었다.

또 조금 가다가 이번에는 길에 한 마리 까치가 있는 것을 보고 기뻐하며 미소를 지었다.

 

또 제자들이 그 이유를 스승에게 물었다.

『아무쪼록 그 인연을 설명해 주십시오? 부탁입니다.』

하자, 이에 비로소 그 인연담을 여러 제자들에게 일러주었다.

 

『내가 성에 도착했을 때, 그 문아래 아귀의 자식이 있었다.

대단히 굶주려 말라비틀어진 꼴이 차마 볼 수 없었는데 내 앞에 오더니 이렇게 말하더군.

 

「제 어머니는 저를 낳고 곧 밥을 구하러 성내에 들어간 이후 벌써 오백년이나 되었습니다.

너무 굶어 서 이제 목숨도 얼마 남지 않았을 것입니다. 존자께서 만일 이 성내에 들어가시어

혹 제 어머니를 만 나게 되시거든 제가 대단히 고생을 하고 기다린다고 말씀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길래, 나는 처음 성내에 들어가서 그 어머니를 만나

자세하게 그 자식이 굶고 있는 것을 말 해주었다.

그때, 그 아귀의 어머니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제가 성내에 들어간지가 오백년이나 되었습니다만

아직 단 한 사람의 콧물이나 침조차도 얻을 수 없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새로 출산을 해서 기력이 지쳐있었기 때문에 겨우 침을 조금

얻었다고 해도 딴 여러 귀신들에게 뺏겨 버리는 때문입니다.

 

주위에 오늘은 마침 다른 귀신들이 없는 곳에서 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으므로

이제야 겨우 그 사람의 침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성밖으로 나가서 두고 온 자식을 먹이려고 했는데 공교롭게도 문 아래 큰 힘을 지닌

귀신이 문을 지키고 있다가 또 뺏을 것 같아서 무서워서 나갈 수 없습니다.

아무쪼록 부탁입니다. 존자님 불쌍히 여기셔서 저를 성밖까지

데리 고 나가셔서 제 자식과 만나게 해 주십시오.」

 

이렇게 말하는 까닭에 나는 이 아귀의 어머니를 성밖으로 데리고 나와서

그 자식과 만나게 해 주었더니 이제야 처음으로 그 자식이 얻어먹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 아귀의 어머니에게 물 어 보았지.

 

「너는 태어나서 몇 해가 되었나?」

「저는 태어난 이후 이 세계가 생겼다가 무너졌다가 또 무너졌다가 생기는 것을 일곱 번 보았습니 다.」

했다. 나는 이 말을 듣고 생사의 고난을 받는 것이 그 얼마나 장원하며 무한한 것인가를 탄식한 것 이다.

 

이런 인연으로 아까 수심에 젖어 미간을 찡그리고 걱정했던 것이다.』

그리고 또 쟈야타는 다시 제자들에게 까치의 인연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 까치의 인연은 이렇다. 잘 들어 두어라. 과거 구십일겁(九十一劫)이라는

먼 옛날에 비바시불(毘波 尸佛)이란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시어 교화하셨다.

나는 그때 장자의 아들로 태어나 항상 오욕을 혐오 하고 출가를 뜻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출가한다면 반드시 모든 번뇌를 단절하고 아라한의 오달을 얻으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도, 부모는 내 뜻을 들어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억지로 아내를

맞게하여서 끝내 내 뜻하는 바를 막으려 했다. 나는 할 수 없이 부모의 명령대로 처를 맞았다.

그러나 처를 맞고 난 뒤에도 또 출가하려고 생각하고 드디어 부모님 앞에 의논을 했더니 부모가 말했다.

 

「너에게 아내를 맞게 한 것은 곧 후계자를 얻기 위해서였다.

만약 한 아이라도 낳기만 하면 그 때는 네 희망대로 해라.」

그래서 나는 과연 그렇다고 생각하고 얼마 안 되어서 한 사내아이를 낳았다.

그 아들이 여섯 살이 될 적에 내 부모가 그 아이에게 다음과 같이 가르쳤던 것이다.

 

「네 아버지가 만약 출가하여 사문(沙門)이 된다고 하거든 그 발에 매달려,

「아버지가 만약 저를 버리 면 누가 뒤에 남아서 저를 돌봐줍니까,

억지로 출가하시려거든 아무쪼록 저를 먼저 죽이고 가세요.」 라고 말해, 알았니?」

하고 말했던 것이다.

 

그러자 그 아이는 조부모가 시키는 대로 나를 붙들고 울면서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때 번뇌의 끄나풀에 묶여서 내 자식에게 오냐 나는 너를 위해서

출가하지 않겠다고 안심 하 도록 하라고 말해버렸던 것이다.

 

그런 때문에 나는 오달을 얻지 못하고 구십일겁(九十一劫)이라는 오래고

오랜 동안을 생사에 유전(流轉)하고 오도(五道) 중에 있어서 마침내 오달을 얻지 못했던 것이 다.

지금 도안(道眼)으로 저 까치를 관찰하니 내가 전세에서 낳았던 자식이었으므로, 변하지 않고

오래 생사에 유전하고 있는 것을 불쌍히 여긴 것이다. 아무튼 이런 인연으로 내가 미소했던 것이다.』

 

하고 이야기했다.

이와 같이 쟈야타 존자는 설법을 잘 했으며 훌륭한 변재로 널리 세상을 유행하면서 교화하였다.

그리하여 해야 할 일을 미치고 열반에 들어가신 것이다.

관련 문헌 : 부법장인록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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