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장사꾼의 재산목록

갓바위 2022. 5. 12. 08:37

 

어떤 장사꾼이 사소한 잘못을 저질러 왕에게 끌려갔다.

왕은 장사꾼의 재산을 빼앗을 뜻을 품고 그를 윽박지르며 말했다.

"네가 가진 모든 재산의 목록을 적어 가져오라."

 

장사꾼은 그 말을 듣고 집에 돌아와서 두꺼운 장부에 재산목록을 적기 시작했다.

이튿날 그는 장부를 들고 왕을 찾아갔다. 장부를 받아 읽어가던 왕은 깜짝 놀랐다.

장부에는 지금까지 장사꾼이 남에게 보시한 일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거지에게 밥 한끼를 준 일이며, 짐승에게 먹이로 준 곡식이나 풀까지 죄다 적혀 있었다.

왕이 화를 내며 장사꾼에게 물었다.

"이 따위 일들을 왜 기록해왔느냐?" 장사꾼이 대답했다.

 

"모든 재산의 목록을 다 보여달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제가 가진 재산이라곤 이 장부에 기록된 것이 전부입니다."

"그럼 너의 재물들은 왜 기록하지 않았느냐?" 장사꾼이 대답했다.

 

"집안에 있는 재물은 남에게서 얻은 것이고, 언젠가는 남의 손에 넘어갈 것입니다.

그래서 장부에 기록하지도 않았고, 감히 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저의 재산은 오직 제가 베푼 보시뿐입니다."

 

*출전 : <<대장엄론경>> 권5 . 25 / <<출요경>> 권12 <신품>

집안에 쌓아놓은 재물은 잠시 맡아 가지고 있는 것에 불과하지만,

남에게 베풀어 쌓은 공덕은 아무도 빼앗을 수 없다.

불교가 정말 좋아지는 불교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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