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놀부의 마음

갓바위 2022. 5. 13. 09:04

 

절름발이 수행자가 있었다. 그는 도를 닦으면서 걸식을 하다가 우연히 한 집에 이르렀다.

그 집안 사람은 마음이 착했기 때문에 수행자가 다리를 저는 것을 보자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하여 집주인은 절름발이 수행자를 집에 모시고 1년동안 공양을 올렸다.

 

1년이 지나자 수행자는 주인에게 하직인사를 올리며 말했다.

"이제 1년이 지났으니 저는 떠나겠습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주인이 아쉬워하며 말했다. "언제든 다시 들러주십시오."

 

수행자와 주인은 손을 맞잡고 슬퍼하며 눈물을 떨구었다.

수행자가 떠난 뒤 주인은 그가 묵던 방을 청소하다가 커다란 금덩이가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주인은 금세 큰 부자가 되었다.

 

그의 이웃에 마음씨가 고약한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옆집 사람이 1년 만에 큰 부자가 된 것을 보고는 이를 이상히 여겼다.

그는 옆집에 찾아가 물었다.

 

"1년 전에는 그대가 몹시 가난했는데, 지금 이렇게 부자가 된 것은 무슨 까닭이오?'

주인은 수행자가 커다란 금덩이를 남기고 갔다는 것을 사실대로 말해주었다.

이웃집 사람은 그 소리를 듣고는 이렇게 생각했다.

 

"옳지! 나도 절름발이 수행자를 찾아 섬기면 큰 돈을 벌겠구나!"

이웃집 사람은 이내 절름발이 수행자를 찾아 나섰지만 어디에서도 그런 사람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나무 밑에서 좌선을 하고 있는 한 사람의 수행자를 만났다.

 

"옳지, 절름발이가 아니면 절름발이를 만들면 되지."

이웃집 사람은 곧 수행자를 붙잡아 집으로 데려와서는 한쪽 다리를 부러뜨렸다.

그러고는 얼마 동안 수행자를 섬기다가 이내 내쫓아버렸다.

 

"분명 그놈이 금덩이를 놓고 갔을 거야."

그는 수행자를 내쫓은 뒤 방안에 들어가 샅샅이 뒤졌다.

마침 방구석에 가죽으로 만든 커다란 주머니가 있었다.

 

"바로 저거로군." 그는 얼른 가죽주머니를 열어젖혔다.

그러자 가죽주머니에서 독사와 벌과 전갈이 쏟아져 나와 온 집안 식구를 물어댔다.

결국 그는 금덩이를 얻지 못하고 독사에 물려 죽고 말았다.

 

*출전 : <<경률이상>>권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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