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복 밭에 씨를 뿌려라

갓바위 2022. 5. 18. 07:49

 

어떤 화가가 12년 동안이나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그림을 그렸다.

그는 사람들에게 그림을 팔아 3천냥이라는 큰돈을 모아 고국으로 향했다.

고국으로 돌아오는 도중 그는 어떤 성에 들어가 하룻밤을 묵기로 했다.

 

마침 성안으로 들어가니 사방에서 북소리가 울리고,

수많은 스님들이 한곳에 모여 법회를 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화가는 갑자기 신심信心이 일어 한 승려에게 물었다.

 

"이 스님들이 하루 동안 먹을 음식을 장만하려면 돈이 얼마나 필요합니까?"

승려가 대답했다. "3천냥은 있어야 합니다."

화가는 그 말을 듣고 12년 동안 모은 3천냥을 보시했다.

 

결국 그는 빈손으로 집에 돌아왔다.

아내는 오랜만에 돌아온 남편을 보자 얼국에 화색이 돌았다.

"12년 동안 무엇을 하였습니까?" "그림을 팔아 3천냥을 벌었소."

 

아내가 몹시 기뻐하며 말했다. "돈은 어디 있습니까?"

"복 밭에 씨를 뿌렸소." 그 말을 들은 아내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돌아오는 길에 스님들에게 모두 보시했소."

 

순간 아내의 얼굴은 차갑게 일그러졌다.

아내는 분하고 억울한 생각에 남편을 관청에 고발했다.

남편이 재판정에 끌려오자 재판관이 아내에게 물었다.

 

"그대는 무엇 때문에 남편을 고발했는가?'

"남편은 12년 동안 객지에 있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온갖 고생을 하면서 자식들을 키웠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12년 동안 벌어놓은 3천 냥을 모두 남에게 주었습니다."

 

재판관이 남편을 돌아보며 물었다. "왜 남에게 돈을 주었는가?''

"저는 전생에 공덕을 닦지 못해 지금까지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마침 돌아오는 길에 저는 복을 심을 큰 밭을 만났습니다.

그때 저는 지금 씨앗을 심지 않으면 다음에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스님들에게 모두 공양했습니다."

 

재판관은 화가의 말을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

재판관은 자신의 목에 걸려 있는 보석 목걸이와 타고 다니던 말과

마을 한 곳을 봉해주었다. 화가는 깜짝 놀라 말했다.

"제가 아직 복을 짓지도 않았는데 이런 것을 주시는 것은 너무 과분합니다."

 

재판관이 말했다.

"보시의 마음은 씨앗을 심지도 않았는데 벌써 싹이 나는 것과 같습니다.

그대가 장차 수확할 열매는 아직 돌아오지도 않았습니다."

 

*출전 : <<대지도론>> 권11 . 19 / <<경률이상>> 권44

한 섬의 씨앗을 갖고 있다 해도 뿌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한 섬의 씨앗은 한 섬의 곡식일 뿐이다.

하지만 한 섬의 곡식을 씨앗으로 여기는 사람은 만 섬의 곡식을 얻을 수 있다.

불교가 정말 좋아지는 불교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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