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염라대왕이 원하는 뇌물

갓바위 2022. 5. 20. 09:30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청년이 있었다.

그는 매일 착한 일을 하면서 어머니를 극진히 모셨다.

하지만 그가 살고 있는 나라의 왕은 흉포하기 이를 데 없었다.

왕은 백성들을 핍박하고 재물을 긁어모았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자 왕도 점점 늙어갔다. 이윽고 죽을 날이 가까워오자

왕은 그동안 자신이 저지른 일 때문에 죽어서 지옥에 떨어질까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왕은 궁리 끝에 이런 생각을하게 되었다.

'지옥에 있는 염라대왕에게 뇌물을 바치면 나를 지옥에서 구해줄거야.'

 

그리하여 왕은 즉시 나라안에 명령을 내렸다.

"백성들이 갖고 있는 금을 모두 바치도록 하라! 만일 감추는 자는 사형에 처하리라."

그 후 3년이 지나자 백성들이 갖고 있던 금은 모두 왕의 차지가 되었다.

그래도 미덥지 못한 왕은 다시 명령을 내렸다.

 

"조그만 금싸라기라도 바치는 자가 있으면 가장 사랑하는 막내딸과 혼인시키고 후한 벼슬을 주겠다."

그때 어머니와 둘이 살아가고 있던 청년은 문득 아버지의 무덤 속에 함께 묻은 금화 한 닢을 떠올렸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노잣돈으로 쓰도록 하기 위해 아버지의 입 속에 금화 한 닢을 넣어둔 것이었다.

 

청년은 어머니의 허락을 받은 후 무덤을 파내 금전 한 닢을 왕에게 바쳤다.

그러나 왕은 상을 내리기는 커녕 청년을 체포하여 금의 출처를 캐물었다.

"너는 갖고 있는 금을 바치라고 명했을 때 내 명을 어겼다. 도대체 그 금이 어디서 난 것이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때 노자로 쓰라고 입속에 넣어둔 것입니다.

이번에 대왕께서 금을 구한다기에 아버지의 무덤을 파서 캐냈습니다.''

"아버지가 죽은 지 몇 년이나 되었는가?' "11년입니다."

 

"그럼 너는 어찌하여 그 금을 염라대왕에게 뇌물로 보내지 않았는가?' 청년이 대답했다.

"행복과 불행은 그림자나 메아리와 같습니다. 아무리 그림자를 피하려 해도 지울 수가 없고,

아무리 산을 가로막아도 메아리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죽은 다음에 염라대왕에게 뇌물을 바친다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임금께서는 전생에 많은 덕을 베풀었기 때문에 지금 임금의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만일 지금 다시 덕을 베풀면 후생에도 다시 임금으로 태어날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왕은 문득 깨달은 바가 있어 감옥에 갇혀 있던 모든 죄수들을 풀어주고,

빼앗았던 금도 모두 백성들에게 돌려주었다.

 

*출전 : >>육도잡경>> 권6 / <<대장엄론경>> 권3 . 15

지옥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지금 이 순간을 성실하게 살지 않은 사람들이다.

목숨이 끝나갈 즈음에 무엇을 하고자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오늘의 삶이 바로 죽은 뒤에 남길 수 있는 유일한 재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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