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악한 사람의 운명

갓바위 2022. 5. 23. 09:44

악한 사람의 운명

 

어떤 곳에 가난한 부부가 있었다.

부부는 사내아이를 낳았으나 제대로 기를 수초차 없을 만큼 가난했다.

부모는 아이를 버리기로 작정하고 어둠을 틈타 길거리에 갖다버렸다.

 

어떤 노파가 길을 가다가 아이를 발견하고는 그 아이를 데려다

아들이 없는 어느 부잣집에 양자로 보냈다.

부자는 아이를 받고 수개월 동안 소중하게 길렀다.

 

그러던 어느 날, 부자의 아내가 마침내 임신을 하게 되었다.

그러자 부자는 양자로 들어온 아이가 점점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그는 사람을 시켜 아이를 누더기에 싼 다음 어떤 집의 헛간에 버리도록 했다.

 

이튿날, 아침, 헛간 주인은 염소가 어린아이에게 젖꼭지를 물리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 아이가 어떻게 이곳에 있을까? 이 아이는 신이 내려주신 게 틀림없어."

그날 이후 헛간 주인은 염소젖으로 그 아이를 길렀다.

 

마침 아이를 버렸던 부자가 그것을 알아차리고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그는 다시 아이를 데려다가 길렀으나 아내가 두 번째 아들을 낳자

다시 데려온 아이를 길거리에 갖다버렸다.

 

다음날 아침, 상인들이 수백 대의 수레를 끌고 지나다가 버려진 아이를 발견했다.

한 상인이 아이를 안아 수레에 태웠다. 한참을 걸었을 때 어떤 노파가 상인에게 다가와 말했다.

"부디 그 아이를 제게 주십시오. 저는 홀몸입니다. 그러니 이 아이를 길러 서로 의지하면서 살겠습니다."

 

상인은 노파를 가엾게 여겨 아이를 주었다.

그날 이후 노파는 극진한 정성으로 아이를 키웠다.

그때 아이를 버렸던 부자가 그 소문을 듣고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그는 다시 노파를 찾아가 아이를 돌려달라고 부탁했다.

부자는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고 아이를 데려다가 정성껏 보살펴주었다.

 

아이는 자라나면서 점점 총명해졌다.

부자는 그 아이가 자신의 친자식보다 총명하자 또 나쁜 생각을 하게 되었다.

훗날 아이가 자라나 친자식들의 재산을 모두 빼앗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마침내 부자는 아이를 깊은 산 속으로 데리고 가서 밧줄로 아이를 꽁꽁 묶어놓았다.

그때 나무꾼 하나가 산에 왔다가 아이를 발견하고 집에 데려가 길렀다.

부자도 곧 이사실을 알고는 다시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그는 나무꾼을 찾아가 회한의 눈물을 흘리며 아이를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아이를 집으로 데려온 부자는 아이에게 스승를 붙여주고 공부를 시켰다.

아이는 날로 총명해졌다. 아이의 똑똑함이 세상에 알려지자 부자는 다시 흉악한 마음을 품었다.

 

이윽고 그는 성 밖에 있는 대장장이의 손을 빌어 아이를 아예 없애버리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대장장이에게 편지를 썼다.

'이 아이가 양자로 들어온 이후 집안에 병이 그치지 않고, 재산을 점점 줄어들었네.

 

점쟁이가 하는 말이 모두 이 아이 탓이라고 하더군.

그러니 아이가 이 편지를 가지고 가거든 불속에 집어던져 죽여주게나.'

부자는 편지를 밀봉한 다음 아이를 불러 말했다.

 

"이 편지 좀 대장간에 전해주거라."

아이는 편지를 들고 집을 나섰다.

마침 부자의 친아들은 성 밖에서 놀이를 하고 있었다.

 

아이가 문밖으로 나오자 친아들이 말했다.

"난 계속 놀이에서 지고 있어. 나대신 이겨줘!"

"안 돼. 지금 심부름을 가는 중이거든/" "심부름은 내가 대신 다녀올께."

 

친아들은 얼른 편지를 빼앗아 대장간으로 달려갔다.

대장장이는 편지를 읽어보고는 부자의 친아들을 인정사정없이 불구덩이 속으로 던져 넣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안 부자는 땅을 치며 통곡했지만 엎질러진 물이었다.

 

결국 부자는 중한 병이 들어 몸져 누워버렸다.

그러나 분한 마음은 좀체 가시지 않았다. 그는 다시 계략을 꾸미기 시작했다.

아이는 이제 어엿한 청년으로 자라 있었다. 부자는 기회를 엿보고 있다가 양자를 불러 말했다.

 

"너도 알다시피 우리 집은 많은 땅을 가지고 있다. 너는 가장 멀리 있는

나의 영지로 가서 그곳 관리인이 혹시 수확량을 속이지 않는지 살펴보고 오너라."

그러면서 부자는 관리인에 보낼 편지 한 통을 주었다 양자는 편지를 품에 넣고 길을 더났다.

 

한참 동안 말을 달리다가 그는 어떤 마을에 이르렀다.

양자는 문득 그 마을에 살고 있는 아버지의 친구를 떠울리고 하룻밤 그 집에서 묵어가기로 했다.

아버지의 친구는 반갑게 손님을 맞아들이고 사람들을 불러 모아 성대한 잔치를 베풀어주었다.

 

사람들은 청년의 총명함과 유창한 말에 감탄을 연발했다.

잔치가 끝나자 양자는 너무 피곤한 나머지 그 자리에 곯아떨어지고 말았다.

마침 그 집의 딸이 청년의 모습을 훔쳐보고 있다가 품속에 있는 편지 한장을 발견했다.

 

딸은 몰래 편지를 꺼내 읽어보고는 깜짝 놀랐다.

'이 청년이 오면 커다란 바위를 허리에 매단 후 깊은 늪에 던져버리게.'

딸은 그 편지를 찢어버리고, 다시 편지를 썼다.

 

'나는 너무 늙었네. 한 가지 부탁할 것이 있네.

친구 아무개의 딸이 무척 똑똑하다는 소문을 들었네. 그러니 내 아들이 도착하거든

그 친구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도록 도와주게.

 

그런 다음 자네가 대신 돌봐주고 있는 그 지역의 땅을 모두 내 아들에게 물려주게'

딸은 감쪽같이 편지를 밀봉하여 청년의 품속에 넣었다.

다음날 아침, 서둘러 길을 떠난 그는 무사히 영지에 도착하여 아버지의 편지를 전했다.

 

관리인은 크게 기뻐하고 엄청난 예물을 준비하여 청년이 하룻밤 묵었던 친구의 집으로 찾아갔다.

편지에 적혀 있는 대로 친구 부부는 달과 청년을 혼인시켰다.

얼마 후 이 사실이 부자에게 알려졌다.

 

그는 더욱 분통이 터져 점점 병이 깊어갔다.

아버지의 병이 깊어간다는 소식을 들은 청년은 서둘러 길을 재촉하여 집으로 향했다.

그러나 청년 부부의 극진한 간호에고 불구하고 그는 곧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출전 : <<육도집경>> 권5 <인욕도무극장>

콩 심은데 콩 나고 핕 심은 데 팥 난다.

좋은 씨앗을 뿌리면 좋은 열매가 열리고, 썩은 씨앗을 뿌리면 잡초만 무성해진다.

 

사람의 운명도 마찬가지이다.

악한 업을 쌓으면 금세 화가 몰려오고, 선한 업을 쌓으면 그 열매는 달다.

불교가 정말 좋아지는 불교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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