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까마귀와 요리사

갓바위 2022. 5. 26. 09:09

 

어떤 요리사가 부엌에 조롱을 걸어두었는데, 비둘기 한 마리가 찾아와 그곳에 둥지를 틀었다.

며칠 후 까마귀 한마리가 요리사의 부엌에 찾아들었다. 사방을 살펴보던 까마귀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부엌 곳곳에 온갖 맞있는 먹이들이 가득 쌓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까마귀는 그곳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그는 비둘기와 함께 살기로 하고, 이튿날부터 비둘기를 졸졸 따라다녔다.

비둘기가 까마귀에게 말했다. "왜 나를 따라다니는 거지?

네 먹이는 나와 다르잖아?' "네가 먹이를 찾을 때 함께 찾으면 좋잖아."

 

그리하여 까마귀는 비둘기가 먹이를 찾는 동안 소똥을 파헤쳐 구더기를 쪼아 먹었다.

저녁이 되어 비둘기가 까마귀를 데리고 돌아오자 요리사는 반가이 맞으며 말했다.

"친구를 데려왔구나." 요리사는 까마귀를 위해 조롱 하나를 새로 달아주었다.

 

어느 날, 요리사의 부엌에 신선한 생선과 고기가 들어왔다.

그것을 보자 까마귀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까마귀는 밤새 한숨도 자지 못하고 침을 흘렸다.

 

아침이 되자 까마귀가 비둘기에게 말했다.

"배가 아파 죽겠어. 그러니 오늘은 너 혼자 나가서 먹이를 찾아. "

비둘기는 까마귀의 말을 듣고 의심쩍은 생각이 들었다.

 

"좋아. 하지만 부엌에 있는 음식에 욕심을 내면 안 돼. 요리사 아저씨가 화를 내니까."

비둘기는 까마귀에게 충고한 후 혼자서 조롱을 빠져나갔다.

 

이윽고 혼자 남게 된 까마귀는 썰어놓은 고기 한 근을 훔치기 위해

몰래 조롱에서 나와 그릇 위에 앉았다.

순간,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그릇이 깨지고 말았다.

 

그 소리를 들은 요리사가 급히 부엌으로 달려왔다.

요리사는 까마귀가 고기를 훔치려는 것을 눈치 채고 재빨리 까마귀를 잡아 털을 모두 벗겨버렸다.

비둘기가 돌아와 보니 까마귀는 반쯤 죽은 채 신음하며 누워 있었다.

 

"쯧쯧, 은혜를 모르면 결국 죽음밖에 없어."

비둘기는 까마귀를 남겨두고 그곳을 떠났다.

까마귀는 조롱 안에 누워 신음하다가 결국 쓰레기통에 던져서 죽음을 맞았다.

 

*출전 : <<본생경>> 42 . 274 . 375

내가 얻은 것에 감사하라, 잠자리를 제공한 사람에게 밥을 구하고,

목숨을 살려준 사람에게 돈을 구하는 것은 은혜를 저버리는 것이다.

 

목숨을 살려준 사람에게 돈을 구하는 것은 은혜를 저버리는 것이다.

더구나 은혜를 입은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가장 지독한 배신 행위이다.

불교가 정말 좋아지는 불교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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