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떤 부자가 들을 지나다가 보리 싹이 무성하게 자라는 것을 보고 밭 주인에게 물었다.
"어떻게 보리를 이렇게 잘 키웠습니까?" 보리밭 주인이 대답했다.
"땅을 부드럽게 잘 고른 다음 충분한 거름을 줍니다. 그러고 나서 씨앗을 뿌리면 좋은 싹이 납니다."
그 말을 들은 부자는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땅을 일구고 거름을 준 다음 씨앗을 뿌리려 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니 애써 일군 땅을 자신의 발로 밟는 것이 너무 아까웠다.
발로 땅을 밟아 흙이 딱딱해지면 자칫 싹이 나오지 않은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한 가지 꾀를 생각해내고 곧 네 사람의 하인을 불러 말했다.
"너희들은 가마를 메거라. 나는 가마를 타고 씨앗을 뿌릴 것이다."
그는 하인 네 사람을 시켜 가마의 다리 하나씩을 들게 하고, 자신은 그 안에 앉아 씨를 뿌렸다.
그러나 하인 네 사람의 발로 땅을 밟게 되어 흙은 더욱 단단해지고 말았다.
*출전 : <<백유경>> 82
꿩은 사냥꾼에게 쫓길 때 덤불 속으로 머리만 처박는다.
머리만 숨기면 사냥꾼이 찾지 못할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눈을 가린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의 눈이 모두 가려지는 것이 아니다.
어리석은 농부는 자신의 발 두개를 감추려다 결국은 여덟 개로 늘리고 말았다.
내가 두 발을 감추면 누군가가 내 발을 대신해야 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지 마라. 가려지는 것은 그대의 두 눈뿐이다.
불교가 정말 좋아지는 불교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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