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떤 나라에 어리석은 농부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고성 안에 들어갔다가 그 나라 공주의 얼굴을 보았다.
아름다운 공주의 얼굴을 본 농부는 한눈에 반해버렸다.
하지만 그는 농부의 신분이었기 때문에 감히 공주 앞에 나설 수가 없었다.
그날 이후 농부는 밤낮으로 공주를 생각하며 가슴을 앓았다.
하지만 그의 가슴앓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무것도 없었다.
결국 그는 상사병에 걸려 자리에 눕고 말았다.
그는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고, 물 한 모금조차 마실 수 없엇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친척들은 그 이유를 알 수 없어 걱정이 태산 같았다.
"왜 이 지경에 까지 이르렀는가?' 농부가 대답했다.
"지난번 도성 안에 갔다가 아름다운 처녀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더니 바로 이 나라의 공주였습니다.
공주를 보고 나는 한눈에 반해버렸습니다.
하지만 농사꾼 주제에 가까이 다가 갈 수도 없으니 이렇게 병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비록 신분은 다르지만 내가 뜻을 이루지 못하면 틀림없이 죽고 말 것입니다."
친척들은 고민에 빠졌다.
그렇다고 이대로 내버려두었다가는 목숨을 잃을 게 분명했다.
친척들은 우선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려했다.
"걱정하지 마라. 우리가 반드시 네 뜻이 이루어지도록 할 테다."
"어떻게 공주를 내 아내로 맞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도 일단 말은 해보아야 하지 않겠느냐?
우리가 힘을 모아 네 뜻이 공주님에게 전해지도록 할 것이다."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말은 그렇게 했지만,
친척들 역시 농부의 뜻을 공주에게 전할 방법도, 전할 생각도 없었다.
그렇지만 자리에 누워 있던 농부는 친척들의 말을 듣고 조금씩 용기를 되찾았다.
얼마 후 친척들은 다시 농부를 찾아왔다. 농부는 반갑게 그들을 맞아 물었다.
"얘기는 해보았습니까?" "그렇다네." "공주께서 뭐라고 합니까?'
"곰곰이 생각하시더니 너와 결혼하는것은 매우 어렵다고 하시더군."
그 말을 들은 농부는 실망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내 얼굴에 웃음을 띠고 친척들에게 말했다.
"수고하셨습니다. 공주님의 마음이 정 그렇다면 할 수 없지요.
하지만 공주님게 내 뜻을 전했으니 다행입니다."
*출전 : <<백유경>> 76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는 한마디 거짓말도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 않는 것이 좋다.
그 나무가 절망의 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불교가 정말 좋아지는 불교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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