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장님 코끼리 만지기

갓바위 2022. 6. 16. 09:51

옛날 인도의 경면왕(鏡面王)이 신하들에게 명했다.

"태어날 때부터 아무것도 본적이 없는 장님들을 불러오라."

장님들이 궁궐에 도착하자 왕은 신하를 시켜 코끼리 한 마리를 끌어오게 한 다음,

장님들에게 만져보라고 했다.

 

장님들은 코끼리 주위에 모여들어 손으로 코끼리를 만지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은 꼬리를 만졌고, 어떤 사람은 머리를 만졌으며,

어떤 사람은 다리를 만졌고, 어떤 사람은 배를 만졌다.

 

장님들이 코끼리를 만지고 나자 왕이 물었다.

"이제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겠느냐?"

장님들은 입을 모아 대답했다. "예, 알겠나이다."

 

"그럼, 한 사람씩 코끼리의 모습을 말해보아라."

맨 먼저 다리를 만져본 사람이 말했다.

"커다란 나무통과 같습니다." 꼬리를 만져본 사람이 말했다.

 

"빗자루나 굵은 지팡이처럼 생겼습니다."

배를 만져본 사람이 앞사람들의 대답을 비웃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넓은 벽 같사옵니다."

 

등을 만졌던 사람도 지지 않고 말했다.

"높은 책상처럼 생겼습니다."

장님들의 대답은 끝없이 이어졌다.

 

귀를 만진 사람이 대답했다.

"벼를 까부르는 키와 같사옵니다."

머리를 만져본 사람이 말했다.

 

"작은 언덕 같사옵니다."

다시 상아를 만져본 사람이 나섰다.

"뿔과 같습니다."

맨 마지막으로 코를 만졌던 사람이 대답했다.

 

"모두 틀렸습니다. 코끼리는 굵고 긴 새끼줄과 같습니다."

장님들의 대답을 다 듣고 난 왕이 웃으며 말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옳다고 주장하는구나!"

 

*출전 : <<육도집경>> 권8 <경면왕경>

진실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좁은 소견과 아집만으로는 진실에 다가갈 수 없다.

내가 경험한 것이 모두 진실은 아니다.

 

그러므로 세상의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나무를 볼 것이 아니라 숲을 보아야 하는 것이다.

불교가 정말 좋아지는 불교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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