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세가지 어리석음

갓바위 2022. 6. 18. 09:25

 

수백 마리의 아내를 거느린 푸른 공작새 한 마리가 있었다.

어느 날 그는 무리 중에서 매우 아름다운 공작새를 발견하고는

아내로 삼은 후 다른 아내들을 모두 내쫓았다.

 

그는 아내의 아름다움에 반하여 매일 먹이를 물어다주었다.

그때 그 나라의 왕비가 병이 들어 오랫동안 자리에 누워 있었다.

어느 날 왕비가 꿈을 꾸었는데, 한 노인이 나타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을 알려주었다.

 

"푸른 공작새의 고기를 먹으면 낫게 될 것이오."

꿈에서 깨어난 왕비는 이 사실을 왕에게 알렸다.

왕은 온 나라의 사냥꾼에게 푸른 공작새를 잡으라고 명령했다.

 

사냥꾼 한 사람이 공작을 잡기 위해 곡식에 꿀을 발라 풀 섶에 뿌려두었다.

마침 푸른 공작이 그것을 발견하고는 아내에게 먹이를 물어다주기 위해 땅에 내려왔다.

그러자 숨어 있던 사냥꾼이 재빨리 공작을 잡았다.

 

공작이 사냥꾼에게 말했다.

"저를 살려주시면 금은보화가 묻혀 있는 곳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사냥꾼이 공작의 말을 비웃으며 대답했다.

 

"흥, 너를 왕에게 바치면 수백금을 상으로 내릴 것이다."

이윽고 공작은 날개가 묶인 채 왕 앞에 끌려갔다.

공작이 눈물을 흘리며 왕에게 말했다.

 

"인자하신 왕이시여, 제 작은 소원을 들어주십시오.

물을 조금 주시면 제가 그 물로 신비의 영약을 만들어드리겠습니다.

만약 효험이 없다면 그때 저를 죽여도 늦지 않습니다."

 

왕은 속는 셈치고 물을 가져다주었다.

과연 공작이 주문을 외자 물에 푸른빛이 감돌았다.

왕이 그 물을 왕비에게 먹이자 병이 씻은듯이 나아버렸다.

 

궁궐에 있는 병자들도 그 물을 마신 후 모두 병이 나았다.

공작이 왕에게 말했다.

"저를 호수에 데려다주십시오. 제가 호수에서 주문을 외면

온 나라 백성들이 그 물을 먹고 모든 병을 고칠 수 있습니다."

 

왕은 공작의 말에 따라 호수로 데려갔다.

그리하여 백성들은 호수의 물을 마시고 모든 병을 고칠 수 있었다.

공작이 왕에게 말했다.

 

"이제 제가 할 일은 모두 끝났으니 돌아가게 해주십시오."

왕은 공작을 칭찬하고 나서 날개를 묶은 밧줄을 풀어주었다.

공작은 날개를 펴고 날아올라 높은 나뭇가기 위에 앉은 후 말했다.

 

"세상에 세 가지 어리석은 것이 있습니다."

왕이 물었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내가 어리석은 것이고,

둘째는 사냥꾼이 어리석은 것이고,

셋째는 왕께서 어리석은 것입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내가 수많은 아내를 버리고 한 마리 공작에게 반하여 노예처럼

먹이를 물어다주다가 사냥꾼에게 잡힌 것이 첫 번째 어리석음입니다.

또 사냥꾼이 수백금의 상금에 눈이 어두워

엄청난 금은보화를 마다한 것이 두번째 어리석음입니다."

 

"그럼 내가 어리석은 이유는 무엇인가?"

"나라의 모든 병을 없앨 수 있는 저를

놓아주신 것이 세 번째 어리섞음입니다."

 

*출전 : <<육도집경>> 권3 <불설사성경>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에 만족하는 사람은 미래를 잃어버린 사람이다.

높이 올라 멀리 보라. 찾고자 하는 보배는 그 너머에 있다.

불교가 정말 좋아지는 불교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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