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과녁이 있는 곳으로 가라

갓바위 2022. 6. 23. 09:13

어떤 사람이 왕을 위해 열심히 일을하다가 나이가 들자 궁궐에서 물러나왔다.

이제 그는 늙고 야위어 더 이상 일을 할 수가 없었다.

왕은 오랫동안 자신을 위해 일한 그에게 죽은 그에게 죽은 낙타 한 마리를 선물로 주었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낙타를 요리하기 위해 큰 식칼을 들고 나왔다.

그러고는 칼을 들어 낙타가죽을 벗기려 하였다.

그러나 그 식칼은 너무 무디어서 숫돌에 갈지 않으면 칼질을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칼을 가는 숫돌은 다락방에 있었다.

그는 다락 위에 올라가 칼을 간 다음 다시 부엌으로 내려와 가죽을 벗겼다.

하지만 칼은 금세 무디어졌다.

 

칼이 무뎌질 때마다 그는 칼을 들고 다락방을 오르락내리락했다.

늙고 야윈 그는 다락방을 오르내리는 일이 너무 힘에 버거웠다.

힘이 다한 그 남자는 바닥에 앉아 있다가 문득 한 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맞아, 낙타를 다락에 매달아서 가죽을 벗기면 이렇게 오르락내리락하지 않아도 돼."

그는 낙타를 메고 다락방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칼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는 또 생각했다.

 

"한꺼번에 여러번 갈아두면 되는 걸."

그는 칼을 가는데 열중했다.

마침내 그는 낙타 따위는 까맣게 잊고 칼 가는 일에만 정신이 팔렸다.

 

*출전 : <<백유경>>18

무엇에 열중하고 있는가. 낙타인가, 숫돌인가?

일단 칼을 들었으면 가죽을 벗기는 일에 열중해야 한다.

그러므로 낙타를 옮길 것이 아니라 숫돌을 가져오면 된다.

 

목표가 명확한 사람은 가는 길도 곧다. 잃어버린 화살을 찾으려면

자신이 활을 쏜 과녁으로 가야지 대장간으로 갈 피필요가 없다.

불교가 정말 좋아지는 불교 우화

'卍 불교 교리 강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만 한번 고쳐먹으면  (0) 2022.06.28
떠먹여 줘야만 아는가  (0) 2022.06.24
코를 베어 코에 붙이다  (0) 2022.06.19
세가지 어리석음  (0) 2022.06.18
부러워할 게 따로 있지  (0) 2022.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