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슈미라의 탐욕

갓바위 2022. 8. 13. 09:24

석존께서 사밧티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어느 곳에 슈미라라고 하는 수도승이 있었다.

 

그는 재치 있는 언변으로 사람의 마음을 감화시키는 재주가 있었는데,

어느 날 국왕과 환담하게 되어 그의 변론이 국왕의 마음에 들어 국왕은,

『상을 주겠다. 무엇이든지 소원을 말해 보라.』 하므로 그는,

 

『저에게 토지를 주시면 승방(僧坊)을 짓겠습니다.』 왕은 기꺼이 승낙 하였다.

『그대가 조금도 쉬지 않고 뛸 만큼 뛰어가서 다다르는 곳까지의 땅을

사원 건립 용지로 기부하겠다.』

 

수도승은 곧 채비를 차린 다음 뛰기 시작했다. 그는 지쳤다.

그러나 한 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하여 숨가쁘게 계속 뛰었다.

이젠 정말 지치고 말았다.

 

마침내 그는 한 걸음도 떼어 놓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다.

그러나 그래도 그는 땅에 엎드려서 뒹굴고 기어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 동안에 지나지 않았다. 그는 움직이지도 못하게 되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손에 잡고 있던 지팡이를 앞쪽으로 내던지며,

『저 지팡이가 떨어진 데까지가 나의 땅이다.』 하고 외쳤다고 한다.

세존부처님은 슈미라와 같으시다.

세상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하여 휴식이라는 것이 없으시다.

우루빈라카샤파(優樓頻羅迦葉)와 앙굴마라(鴦掘摩羅)같은 사람들을 모두 교화 시키셨다.

제도(濟度)해야 할 사람이 있으면, 원근을 가리지 않고 가셔서 제도하시었다.

 

그리고 석존께서는 입적하시려고 사라 쌍수(雙樹)밑에 누으셨을 때에도 여전히

정진하는 마음을 안 버리시고 쿠시나가라의 여러 장사와 슈파닷타를 교화하셨다.

그것은 슈미라가 땅에 쓰러졌으면서도 구르며 기어간 것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열반에 드신 후에도 그 몸은 사리(舍利:유골)를

여덟로 나누어서 중생에 이익 되게 하셨다.

슈미라가 한 발자욱도 떼어 놓지 못하게 된 다음 지팡이를 던져서까지

승방 건립의 토지를 구한 것과 무엇이 다르다 하겠는가!

관련 경전 : 대장엄론경

'卍 ~ 어둠속 등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선과 왕도(1)  (0) 2022.08.14
승가야사와 아귀  (0) 2022.08.14
솥안의 고기  (0) 2022.08.12
손가락과 달  (0) 2022.08.12
센다이하리 선인 인욕(2)  (0) 2022.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