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 어둠속 등불

신선과 왕도(3)

갓바위 2022. 8. 16. 09:13

그런데, 셋째 왕자는 눈물 속에 아버지 왕의 장례를 끝마치고,

왕위를 이어 많은 나라들을 지배하게 되었다.

 

그 뒤 四십 四년 동안은 대왕의 후계자로서 훌륭히 국정을 지켜나갔다.

그리하여 그 위력은 널리 나라 안팎에 시행되었다.

 

그러나 그 뒤부터는 점점 탐욕이 생기고, 백성들의 신망을 잃어,

얼마 안 가서 왕궁은 만 백성의 원망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여러 작은 나라의 왕과 셋째 왕자를 내세운 여러 신하들은,

셋째 왕자에게 기대하였던 국운의 신장은 하루아침의 꿈으로 화하고,

앞길에 보이던 광명은 암흑으로 변하였다.

 

그들은 몹시 실망하고 그 반동으로서 걸핏하면 생각나는 것은,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되었던 두 왕자의 일이었다.

 

더욱이, 두 왕자는 그 뒤 신선의 길을 닦고 드디어 신통력을 체득하여 세상에서도

불가사의한 놀라운 신통력을 나타낸다는 소리를 풍문에 여러 번 들었다.

 

이리하여 셋째 왕자에 대한 실망이 두 왕자에 대한 그리움으로 변했을 때, 거기에

당연히 일어나는 운동은 지금 신선이 된 두 왕자를 다시 나라에 맞아들이는 일이 아니면 안된다.

백 사람의 대신은 회의를 열었다. 그 결과,

 

『두 왕자는 왕위에 대하여 매우 덤덤하였다.

이 집착 없는 성질, 탐욕 없는 성격이 두 왕자를 신선으로 만든 것이다.

우리들은 지난날 무지했기 때문에 총명한 왕자를 어리석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탐욕스러운 왕자를 어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지나간 일은 지금 아무리 후회해 보았자 소용없는 일이다.

다만 이제는 산에 가서 신선께 부탁드려 귀국하여 왕위에 오르게 하고,

아울러 신통의 위력으로써 여러 외국까지도 무릎을 꿇게 하자.』

 

여러 대신들의 대 회의는 한 사람의 반대자도 없이 이와 같은 결론에 도달하였다. 

이에 백 사람의 대신들은 손에 손을 잡고 산속을 헤치고 들어가

구석구석을 찾아서 마침내 신선을 만났다.

그들은 신선을 보자, 감전이라도 한 듯이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신선이시여, 우리들은 어리석은 자들입니다.

지금까지 그 어짊을 몰라뵌 결과 나라가 탐욕스러운 왕 때문에 온통 황폐해 버렸습니다.

많은 백성들은 나라를 원망하면서 나라밖으로 도망하여 버리고, 논밭은 모두

풀밭으로 변해 버리고, 이대로 가다가는 나라가 멸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들의 지난날의 무례함을 용서해 주시고 나라를 위하여 귀국하여 광대한

자비를 베풀어 선왕의 옛날로 나라가 되돌아 가도록 해 주십시오.』

 

『우리 두 사람은 왕위에 대한 욕망 같은 것은 조금도 가지고 있지 않소.』

『신선님, 지당한 말씀이십니다. 그러하오나 나라의 현상을 생각하시어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아니다. 우리들은 이 깊은 산에 뼈를 묻기로 결심하고 있다.

그대들이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소. 지금은 나라에 대한 애착은 없소.

그러니 돌아가서 왕위에 오를 까닭도 없지 않소.』

 

지금은 신선이 된 두 왕자의 결심은 그 누구의 힘으로서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백 사람의 대신들은 단 한 가지의 소원이 그림의 떡이 되고 말았으니,

그렇다고 해서 그냥 헛되이 돌아갈 수도 없었다.

거기에는 지금도 그 탐욕스러운 왕이 도사리고 있다.

 

나라에 돌아간다 하여도 자기들을 기다리는 것은 오직 탐욕스러운 왕의 칼날 뿐이었다.

탐욕스러운 왕에게 무참히 죽음을 당하느니보다 차라리 이 깊은 산에 남아서 신선의 길을 닦자.

물을 마시고 나무 열매를 먹으면서 더러움이 많은 속세를 떠나 깨끗하고 조용한 생활로 들어가자.

 

이리하여 생각이 같은 백 사람의 대신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신선이 되기를 기약하고 산 속에 남기로 하였다.

속세를 버리고 목숨을 걸고 정성을 기울인 정진의 수행은 얼마 아니하여 그들에게 신통력을 주었다.

그리고 가끔 높이 공중을 비행하여 천하를 자유로이 노닐며 돌아다니기도 하였다.

 

탐욕스러운 왕은 여러 신하와 백성들에게 버림을 받고, 나라의 황폐한

모습을 알게 되어, 마음속 깊이 후회하고 왕위를 버리고 출가 수도할 것을 결심하였다.

 

이에 그는 우선 부왕으로부터 물려받은 왕궁의 창고를 열러 대보시를 실시하여

모든 보물을 누구든지 마음대로 가져가라고 신하들에게 포고하였다.

 

그러나 여러해 동안의 악정은 국왕으로서의 복덕을 가볍게 하여,

그 때문에 이웃나라로부터는 자주 국경을 침범당하고,

춥고 더운 계절의 변화는 질서를 잃어버리고, 비와 바람은 때를 가리지 않았으며,

백성들은 기아에 시달리는, 참으로 무섭고 슬픈 상태에 빠져 버렸다.

 

이에 탐욕스러운 왕은 한 수행자에게 청하여

국사(國師)를 삼고 최고 고문으로하여 정치의 개혁을 꾀하였다.

동시에 바른 법에 대한 수행의 공덕도 점점 쌓아 올려, 선은 상주고

 

악은 벌하며, 도의는 공경하고 덕은 존중하며, 백성을 보기를 적자(赤子)를

대하듯이하여 지성으로써 국운의 회복을 꾀하였기 때문에, 하늘의 가호도 늘어,

비바람과 절기도 상도도 다시 신하의 예를 다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의 대왕은 석가모니이시며, 당시의 마나시 용왕이다.

관련 경전 : 칠불팔보살신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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