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스님 좋은 말씀 2443

내 생명의 뿌리가 꺽였구나

내 생명의 뿌리가 꺽였구나 ​ 법정 스님은 절에 살면서 어머니를 세 번 뵈었다. 스님이 집을 떠나 산으로 들어온 뒤 어머니는 사촌동생이 모셨다. 이 동생은 어려서부터 자기 어머니보다 스님 어머니를 더 많이 따랐는데, 그런 인연 때문이었을까. ​ 한번은 스님이 모교 대학 강연이 있어 내려간 김에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친구 부인 손에 이끌려 예정에 없이 어머니를 뵈었다. 느닷없이 불쑥 나타난 아들을 보고 어머니는 한편 놀라시며 반가워하셨다. 점심을 한술 뜨고 돌아서는 길, 골목 어귀까지 따라나온 어머니는 꼬깃 꼬깃 접은 돈을 스님 손에 꼭 쥐여주었다. 어머니 마음이 담긴 그 돈을 함부로 쓰기 어려워 오랫동안 간직했다가 주석하시던 절 불사에 어머니 이름으로 시주를 했다. 두 번째 것은 광주 사시던 늙으신 어머..

참된 이해

참된 이해 ​ 명상 수행이란 보는 자와 보이는 물건, 주체와 객체 객체 사이의 경계가 무너진 자리에서 현실을 보는 것이다. 우리는 관찰자와 관찰대상 사이의 경계를 지워야 한다. 누군가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그의 피부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친구와 가족이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고자 한다면 서로가 되어야 한다. 참된 이해애 이르는 유일한 길은 이해하려는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해하는 주체와 이해되는 객체 사이의 경계가 사라질 때 비로소 진정한 이해가 생겨난다. - 탁닛한 스님

진짜 기적

진짜 기적 ​ 지금 내가 경이로운 대지 위를 걷고 있음을 의식하면서 널리 풀밭이 펼쳐진 시골길을 홀로 걷는 것이 좋다. 그런 순간마다 내게는 존재 자체가 기적이요 신비다. 사람들은 물 위를 걷거나 공중에 뜨는 것이 아니라 땅 위를 걷는 것이다. 날마다 우리는 온갖 기적들 속에 파묻혀 살면서 그것들을 알아보지 못한다. 파란 하늘, 흰 구름, 초록색 나뭇잎, 호기심으로 반짝이는 아이의 검은 눈동자, 그리고 그것들을 보는 우리의 두 눈, 이 모두가 진짜 기적이다. 탁닛한 스님

생각을 비우고 또 비워서

생각을 비우고 또 비워서 불교는 시간과 공간을 이해하는 종교다. 시간과 공간 속에 만나고 이별하는 것이 만사만유다. 만나고 이별하고 믿고 알고 행하며 이겨내고 참아내고 기다리며 인연의 업을자제한다. "그 진리는 내가 짓고 내가 받는다".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것이- 무량수 무량광 이 바로 아미타불"이다. 그래서 인생이란. 불가설 불가설전 말할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는 인생길을 끝없이 창조하고 진화하고 연기하는 것이다. ​ ​미세한 한 티끌 찰나가 -"일즉일체 다즉일"이다. 미세한 한 티끌 속에 시간과 세월이 담기고 한 티끌속에 10만 불가설이 담긴다. 미세한 찰나 속에 법계가 두루 한다. 방편지혜가 불가설이요. 진실지혜가 불가설이다. 이 세상을 밝게 보고, 밝게 하고 이 세상을 따뜻하게 하고, 이..

열 가지 인

열 가지 인/十種忍 ​ ​인(忍) 이란 참고 인욕하는 뜻도 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뜻은 수(受) 받아들이는 마음이다. 화나고 분노하는 마음을 참는것도 중요하지만, 화와 분노를 잘 "인지" 하는 것이 마음이 더욱 중요하다는 말이다. 1. 순응인(順)-무진 무애의 법을 듣고 순응한다. 신해수지/信解受持.=믿고 이해하고 받아서 머문다. 아이가 어머니의 말을 자연스럽게 순응하고 순종하는 그런 마음을 말한다. 2. 수순인(隨)-순수하여 주어지는 모든 인연에 청정한 마음가짐으로 평등하게 접하여. 분별과 차별 없는 순수한 어린아이처럼 밝고 고운 눈동자로 보고 듣는 마음을 말한다. 3. 무생법인(法)-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은 불생불멸의 법성을 인지하고 이(理)행(行)에 상응하는 평등관을 닦아서 장엄한 경지에 머무..

불공

불공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그러면서 가장 기초적인 진리는 모든 존재는 온전하며 고귀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 기본 삶의 의무는 일체 모든 존재를 내 몸처럼 평등하게 존중하는 일입니다. 나와 인연 짓게 되는 크고 작은, 생명 있고 생명 없는, 사람이고 짐승이고 식물이고 일체 모든 존재는 그 나름대로의 온전한 존재 이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와 인연 지어질 만한 소중한 목적을 가지고 내 앞에 나타납니다. 그냥 아무 이유 없이 내 앞에 나타나는 일이란 없으며, 아무 이유 없이 나와 인연 지어지는 존재란 없습니다. 모든 생명을 내 몸처럼 아끼고 존중해 주어야 하며, 감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로 인해 내가 있습니다. 사소한 풀벌레 한 쌍으로 인해 내가 있으며, 저 작은 나무 한 그..

불교를 보는 잘못된 시각에 대해

불교를 보는 잘못된 시각에 대해​ ​ 나는 하나도 걱정되지 않으니까 여러분도 하나도 걱정하지 마세요. 왜냐하면 자기가 뿌려놓은 것은 자기가 거두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뿌린 대로, 나쁜 일을 나쁘게 했으면 나쁜 것을 거둬들이게 되고, 좋은 일을 했으면 좋은 것을 거둬들이게 되어 있습니다. ​ 그걸 모르겠거든 우리가 살면서 지켜보면서 침착하게, 지혜롭게 나아갑시다. 우리가 그런 걸 가지고 고달프게 마음을 쓰는 사람 같으면 이 한마음 공부를 하겠습니까? 그러니 눈 하나도 깜짝 안하고 웃으면서, 지그시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는 사람은, 이 한 주먹을 펴면 깊은 데로 들어가고, 주먹을 쥐면 아주 얕은 물에도 다닐 수 있는 자유자재권을 가진 배가 될 것입니다. - 대행 스님

미운 사람을 위해

▒ 청취자 질문 ​ 누구나 미운 사람이 있으면 마음이 불편하고 하는 일도 잘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미운 사람을 위해 등공양이나 초공양을 하면 관계가 풀리고 용서하는 마음이 생긴다고 들었습니다. 이는 어떤 원리인지 궁금해서 여쭈어 봅니다. ​ ▒ 본각스님 답변 ​ 정말 미운 사람이 있으면 힘드시죠.. 저도 생각해 보면 젊었을 때는 미운 사람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하다가 부딛치고, 의견이 대립되고 해서.. 살다보면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미운 사람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자꾸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고 힘이 들게 됩니다. ​ 그럴 때 잠시 물러서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일이 왜 이렇게 되었나.. 그 사람하고 왜 다투었을까? 말다툼이 왜 생겼지? 나는 저 사람을 왜 미워할까? 생활 속에서 일..

육식과 살생

육식과 살생 세상 사람들은 고기를 먹으면서 당연한 것처럼 말한다. 살생을 자행하며 한없이 인과의 악업을 쌓고 있다. 이것이 누습 되어 스스로 업인지 깨닫지 못한다. 옛 사람이 말하길, 이는 통곡하며 탄식할 일이다. 그 미망집착을 헤아려보니 대략 일곱 가지다. ​ ​첫째는 생일날 살생해선 안 된다. ​ 어버이 날 나시고 고생하여 기르셨다. 내 몸이 세상에 태어난 날, 어버이가 죽음과 마주하며 큰 고난을 겪던 날이다. 이 날이야말로 마땅히 살생을 금하고 계를 지켜, 보시와 선행을 널리 베풀어라. 만약 부모가 돌아가셨다면 하루 빨리 극락왕생하도록 천도해 드려야 하고, 살아계신다면 복(福)되고 무병장수하도록 해야 한다. 이래야 마땅한데, 어떻게 어버이의 큰 난을 짧은 순간 망각하고, 생령을 살해 하며, 위로는 ..

집중의 힘

집중의 힘 ​ 집중은 우리가 한 가지 사물에 초점을 모으도록 도와준다. 집중하면 보는 힘이 강해지고 통찰이 가능해진다. 통찰에는 언제나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힘이 있다. 마음챙김을 유지할 줄 알면 저절로 집중하게 되고, 집중하는 법을 알면 저절로 통찰을 얻게 된다. 마음챙김의 에너지는 우리로 하여금 깊이 들여다보고, 필요한 통찰을 얻고, 그리하여 변화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다. 탁닛한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