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명의 뿌리가 꺽였구나 법정 스님은 절에 살면서 어머니를 세 번 뵈었다. 스님이 집을 떠나 산으로 들어온 뒤 어머니는 사촌동생이 모셨다. 이 동생은 어려서부터 자기 어머니보다 스님 어머니를 더 많이 따랐는데, 그런 인연 때문이었을까. 한번은 스님이 모교 대학 강연이 있어 내려간 김에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친구 부인 손에 이끌려 예정에 없이 어머니를 뵈었다. 느닷없이 불쑥 나타난 아들을 보고 어머니는 한편 놀라시며 반가워하셨다. 점심을 한술 뜨고 돌아서는 길, 골목 어귀까지 따라나온 어머니는 꼬깃 꼬깃 접은 돈을 스님 손에 꼭 쥐여주었다. 어머니 마음이 담긴 그 돈을 함부로 쓰기 어려워 오랫동안 간직했다가 주석하시던 절 불사에 어머니 이름으로 시주를 했다. 두 번째 것은 광주 사시던 늙으신 어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