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2949

보고 듣고 말하는 '나'를 의심하라

보고 듣고 말하는 '나'를 의심하라 ​一 片 ​ 대만의 성엄 스님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 스승이다. 성엄 스님은 간화선을 지도하기 전에 먼저 자아감을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의 자아감(sense of self)은 몸, 마음 그리고 외부 환경의 상호 작용에서 일어난다 방법 면에서는 외부환경에서 일어나는 자아감에 초연해지고, 우리의 몸에서 일어나는 자아감에 초연해지고, 마음활동에서 일어나는 감각 · 느낌 ·관념 · 사고는 집착에서 오는 것이므로 그 자아감에 초연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단계적으로 자아감을 분리하고, 고립시키고, 좁혀 나가는 것이 먼저 이루어져야 화두로 나아갈 수 있다고 한다. 초심자들은 우리의 신체적 감각에서 일어나는 자아감을 포착하면 화두에 들어가지 쉽다고 느끼는 경우가..

100년 인생 확실하게 살자

100년 인생 확실하게 살자 ​ '지혜'란 근면성실(勤勉誠實)이다. 지혜의 첫째인 근검과 면학이다. 근면의 '근'은 부지런하고 검소하게 사는 것이고, '면'은 '면학'을 말한다. 부지런히 끝까지 배워나가자. 지혜의 두 번째는 정성심과 진실이다. '성실'의 '성'은 정성심, '실'은 진실한 마음이다. 끝까지 배우고 정성과 진실을 다하면 성공이 따를 수밖에 없다. 배워야 산다. 지식을 바탕으로 지혜가 생기기 때문에 지식이 없으면 지혜가 생기지 않는다. 지혜에는 대인간계도 포함된다. 수처작주(隨處作主)라는 말이 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칠 푼짜리 돼지 꼬리처럼 살지 말고, 어떤 상황과 압력, 이해타산에도 휩쓸리지 말며, 현재의 자리에서 주인공이 되라는 말이다. 자신이 배운 바를 삶의 현장에서 실천하여 바른 ..

나를 없애니 지혜의 마음이 드러난다

나를 없애니 지혜의 마음이 드러난다 ​無 我 ​ 올여름 진행한 참사람의 향기에 같은 직종에서 일하는 비숫한 연배의 세 남자자 약속이라도 한 듯 참가했다. 이들은 서로 인연은 없었지만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한 직장을 오래 다니며 노력한 결과 지점장 자리까지 올랐는데, 오히려 이런저런 걱정이 앞서더란다. 열심히 일만 하며 살아왔기에 잠시 쉬고 싶지만 그사이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차지하면 어떡하나, 5년만 지나면 퇴직인데 한창 일할 50대 후반에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까, 어떤 대비책을 세워야 할까. 온통 막막한 생각뿐이라고 했다. 하루하루 걱정만 쌓이고 혼자서 궁리를 하다가 땅끝 마을가지 내려온 것이다. 분명 은행지점장은 그동안 원하고 노력해서 이룬 자리이다. 그런데 막상 그 자리에 오른 뒤에는 맡..

멀리에서 온 이를 먼저 맞으라

멀리에서 온 이를 먼저 맞으라 ​菩 薩 心 ​ 미황사를 찾은 이들, 우리의 만남이 내가 그들에게 무언가 해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면 어떤 도움들 주어야 할지 마음이 쓰이고 그렇게 하루가 금세 가버린다. 그들은 아마도 벼르고 별러 이 여름, 간신히 시간을 내어 땅끝마을까지 찾아왔을 터이다. 그 생각에 이르면 한 사람 한 사람 '무겁게' 만날 수밖에 없다. 물론 내 공부의 덕화가 그들을 감동시키는 것은 아니다. 땅끝마을이라는 지역과 천 년 도량이 주는 덕이 그들의 수행을 돕는 것이다. 거기에 비단 위에 꽃그림 하나얹듯이 친절한 말 한마디와 웃는얼굴이 평안함을 더해 줄 터이다. 몸이 조금 피곤하면 모른 척하고 쉴까 하다가도 밥 얻어먹으며 이 좋은 곳에 살면서 그것도 못 한대서야 말이 되는가 싶으면 ..

화장실 낙서에서도 배워보자

화장실 낙서에서도 배워보자 ​ 우리가 지향하는 발전이란 더 좋고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인데 우리들은 우리의 자연을 자꾸 훼손하면서 다른 나라의 자연을 구경하기 위해 많은 달러를 지불하며 떠나가고 있다. 옳은 일만 배우고, 그른 일은 흉내도 내지 말자. 나보다 앞서간 사람은 사심 없이 공경하고, 나보다 뒤처진 사람은 정성껏 도움 주며 살아가자. 기상과 동시에 오늘도 착하게 살겠다고 다짐하고, 취침 전에는 차분한 명상을 통하여 하루를 깊이 반성한 후 숙면에 들어가야 한다. '차분한 마음'은 선정과 연결되고, '깊이 생각함'은 지혜를 일으켜 세워준다. 명상의 '명(暝)'은 '어둡고 깊다, 고요하다'라는 뜻이고, '상(想)'은 '생각하다'라는 뜻이다. 명상을 하면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타인에 대한 배려..

무진등으로서 영원하라

무진등(無盡燈)으로서 영원하라 ​ 언제나 새로운 아이디어와 끝없는 지적 호기심으로 가득한 사람이 되어보자. 의상 스님은 '법성게'에서 "우보익생만허공(雨寶益生滿虛空), 중생수기득이익(衆生隨器得利益)"이라 하였다. 즉, 단비가 내려도 스스로 준비한 그릇만큼만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자신의 마음 그릇에 따라서 온 세상을 다 품을 수도 있고 바늘구멍보다 작은 졸장부로 전락할 수도 있다. 갓 쓰고 박치기를 해도 제멋이라, 필자는 산사에 앉아 우주가 선물한 새벽 기운을 받으며 고요히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이 시대의 수행자로 태어난 것을 한없이 감사한다. 사람들은 신체 건강과 돈을 버는 것 중 어떤 것을 더 중요시할까? 재는 넘을수록 높고, 내는 건널수록 깊은 것이다. 내가 이렇게 누리고 있을 때 그 누군가는 많이..

우리는 만나야 한다

우리는 만나야 한다 ​ 오래전부터 꽃 피는 계절마다 만나는 차 모임이 있습니다. 각자 차와 다과와 간단한 음식을 준비해서 만나는 모임입니다. 매화가 필 무렵이 되면 악양 동매골에 매화차회를 하기위해 벗들이 모여듭니다. 퇴계의 《매화시첩》을 읊조리고 매화 띄운 차 한 잔을 마십니다. 연꽃이 피면 무 안 회산방죽이나 강진 금당연못의 연꽃과 함께 연꽃을 노래하고 차를 마십니다. 산국이 피면 땅끝마을로, 눈꽃이 피면 봉화 청량사로 모입니다. 맑은 차 한 잔과 귀담아 들을 지혜의 이야기와 속사정을 살피는 만남은 참으로 반갑고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다산선생도 시 짓는 친구들과 함께 모임을 만들고 《죽란시사첩竹蘭詩社帖》 서문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살구꽃이 처음 피면 한 번 모이고, 복숭아꽃이 처음 피면 한 번 모이..

전미개오

전미개오(轉迷開悟) ​ 인생은 고해여서 가혹하고 억울한 일들이 많다. 겉모습은 화려해 보여도 속내는 말하지 못할 아픔과 슬픔이 내재해 있어 죽지 못해 사는 사람도 있고,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고, 죽은 사람처럼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재벌 남편과 이혼하면서 자식까지 빼앗기고 피눈물을 흘리며 사는 사람들도 있다. 또 알고도 죽는 해수병처럼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을 계속하는 사람들도 있다. 인생은 잔인하여 내 운명의 공이 어디로 튈지 나도 모르는 것이다. 불평하거나 화내지 말고 사려 깊은 행동을 하며 살아가자. 바다 한 가운데에 떠 있는 작은 섬처럼 거친 세파 속에서도 평화로움을 유지해보자. 어리석은 사람은 홍수에 떠내려가면서도 날이 가물 징조라며 앞날을 예견한다. 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손 내밀..

잔칫상 받는 기분으로 기쁘게 살아가자

잔칫상 받는 기분으로 기쁘게 살아가자 ​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은 내 자식, 내 가족 챙기기에만 바쁘고, 나눔과 봉사를 하면서도 은근히 그 대가를 기다리기도 한다. 굶주린 길고양이에게 찬밥 한 덩이라도 나누어주는 작은 여유라도 가지며 살아보자. 큰 콩 싸라기나 작은 쿵 싸라기나 그게 그거다. 재산이 많고 적음을 따지지 말고, 권위나 관념도 버리고, 배고프면 먹고, 고단하면 자며 순리대로 살아가자. 삶을 수시로 개과천선(改過遷善)하지 않으면 담뱃불 하나가 온 산을 태우는 것처럼 무서운 결과를 가져온다. 이건 아니다. 싶으면 망설이지 말고 당장 뜯어고치자.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맞는지, 정말 옳은 것인지 따져보아 옳지 않으면 즉시 고쳐가자. 승가에 탁발수행이 있다. 밥을 비는 수행으로, 중생에게는 나눔의 선업..

거짓의 모래성은 결국 무너진다

거짓의 모래성은 결국 무너진다 ​ 산의 정상은 하나지만 오르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다. 방향을 잡고 등산을 시작했으면 다른 길에 미련 두지 말고 가는 길에만 충실해야 한다. 번뇌 망상은 자신에 대한 고문이다. 사람들은 행복하게 사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성공을 우선시 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삶의 과정이 괴로운 것이다. 현재에만 충실하면 평화롭게 살 수 있다. 자고 나면 인심도 세상도 다 변하지 만, 패가망신이란 것은 언제나 진실하지 못한 사람에게고 찾아오는 선물이다. 입을 열면 진실만을 말하자. 거짓은 비열하고 경멸스러운 것이다. 거짓말하는 것은 작두 밑에 목을 들이미는 것처럼 위험한 짓이다. 항상 거짓은 거짓을 낳고 진실은 진실을 낳는다. 거짓의 모래성은 결국 무너지고 만다. 보다 큰 뜻을 세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