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 불교 교리 강좌 2952

머리를 굴릴수록 진실과는 멀어진다

머리를 굴릴수록 진실과는 멀어진다 ​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만족하면서 아름답고 가치 있게 살아갈 것인가, 걱정과 불만 속에서 힘들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선택은 바로 나 자신에게 달려 있다. 그러므로 제 갈 길은 제가 걸어가야 하고, 제 할 일은 남의 신세 지려 하지 말고 자신의 힘으로 끝까지 다해 나가야 한다.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고, 침대를 보면 눕고 싶어지는 것이 인간이다. 삿됨과 바름, 옳고 그름을 정확하게 판단하며 살아가자. 남을 해치고자 음모를 꾸미다가는 제 꾀에 제가 넘어지고, 제 발등 제가 찍으며, 제가 눈 똥에 주저앉기 십상이다. 모든 재난이나 타락은 악하고 건전하지 못한 마음에서 비롯한다. 갈등도 알고 보면 타인에 대한 배려 부족이나 불건전한 사고가 원인이다. 거기에 악함 마음이..

하루 중 '걱정 없는 시간'을 만들어라

하루 중 '걱정 없는 시간'을 만들어라 ​數息 ​ 좌선을 할 때 굳이 좌복에 앉을 이유는 없다. 꼭 30분이나 1시간이어야 할 필요도 없다. 3분, 5분 앉아도 된다. 책상 앞에서, 승용차, 버스 혹은 기차 안에서 몸과 마음을 이완하고, 호흡을 하고, 마음을 가라앉히면 된다. 우리 몸과 마음이 스스로 회복하도록 잠시라도 시간을 내준다고 생각하라. 수행자인 나도 새벽부터 저녁 잠자리에 들 때까지 10분의 짬도 낼 수 없을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생각이 날 때마다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고 '맑음'에 두고자 노력한다. 번거로운 일들도 오고가도록 내버려둔다. 조금의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선의 지침서인 《육조단경六祖壇經》에는 밖으로 어지러운 마음을 쉬는 것을 '좌座'라 하고, ..

우리는 늘 '맑음'으로 앉아 있을 수 있을까

우리는 늘 '맑음'으로 앉아 있을 수 있을까 ​如是 ​ 경전의 첫 구절은 언제나 보리수 아래에서 부처님과 제자들이 그 '맑음' 속에서 움직이고 고요하게 앚은 곳에서부터 시작한다.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이 사위국 기수급 고독원에서 큰 비구 천이백오십 인과 함께 계셨다. 그때 세존이 식사하실 때가 되었으므로 가사를 입고 발우를 챙기어 사위성 안으로 들어가 차례로 밥을 빌었다. 그리고 본래 자리고 돌아와 공양을 마치고 가사와 발우를 거둔 뒤 발을 씻고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과연 부처님이 보리수나무 아래 앉아 계시듯, 현대인들도 '맑음'으로 앉아 있을 수 있을까. 현대인들은 바쁜 일정에 잠시라도 짬을 낼 수가 없다. 분 단위로 나눠 일을 하고 가족이나 친지들과의 관계 속에서 분주하다. 게..

똑똑한 사람도 게으르면 생을 망친다

똑똑한 사람도 게으르면 생을 망친다 ​ 일생의 화근은 고약한 성품에서 나오며 나쁜 성격은 평생의 애물단지다. 불교의 근본사상은 어리석음과 미혹함을 버리고 깨달음을 여는 전미개오 (轉迷開悟)이지만 깨달음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비(慈悲)를 근본으로 삼아 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은 만나면 반드시 헤어진다. 최초로 부모님을 만나 이 세상에 태어나서 부모님 품속에서 성장한 후 자신도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키우지만 끝내 병들어 자식들과도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된다. 우리는 울면서 태어났더라도 죽을 때는 웃으면서 떠나가야 한다. 이별은 슬픈 일이지만 인생은 일기일회(一期一會)로서 만나면 반드시 헤어지는 것이 회자정리(會者定離)요, 헤어지면 또 만나는 것이 거자필반(去者必返)의 법칙이다. 인생은 단 한 번뿐인 만남..

가난한 사람도 얼마든지 베풀 수 있다

가난한 사람도 얼마든지 베풀 수 있다 ​ 나를 낮추고 상대를 공경하며 정성으로 대하는 사람에게는 이 세상이 황홀하기만 하다. 개인주의자들은 탐욕 때문에 스스로에게 가혹한 채찍을 가하게 된다. 그들은 항상 남 탓만 하며 모든 잘뭇은 남에게 있고, 남들이 나를 욕하고 뒷담화하며 상처를 준다는 생각만 한다. 모든 것은 내 마음에 달려 있기에 마음만 있다면 때늦은 한식날에도 세배를 갈 수 있다. 이 세상과 한판 붙어보자는 굳은 결심과 확고한 신념 아래 올바른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면 다소 늦더라도 못 이룰 일이 없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버틸 수 있고, 이겨낼 수 있다'며 모든 고통과 맞서나가 보자. 단단한 각오로 지극정성을 다하면 돌 위에서도 풀이 나고, 엄동설한에도 꽃을 피울 수 있다. 지성이면 감천..

네 갈 길은 네 발밑에 있다

네 갈 길은 네 발밑에 있다 ​ 사람이 현생을 잘못 살다가 죽은 후 내생에서 천신, 인간, 축생, 지옥 또는 매우 목마르고 배고파하는 기갈 아귀, 불타는 괴로움을 받은 소갈 아귀, 찌꺼기나 오물을 먹고 사는 구토물 아귀, 몸집이 크나 목구멍이 매우 작아 고통받은 아수라로 태어나서야 되겠는가. 잘생긴 얼굴을 찌푸리고 사는 것보다는 못난 얼굴이라도 웃는 모습이 아름답다. 주어진 고통을 거부하지 말고, 그 고통을 통해 깨달아가는 것이 우리의 과업이다. 인생은 항상 미완성이며, 세상은 언제나 우리를 돕고 있다. 치질 앓는 고양이마냥 초라하게 행동하지 말고, 세상과 자신과 인생을 깊이 믿고 신뢰하며 살아가자. 외로움괴 괴로움들을 가슴을 열고 받아들여 보자. 스님들이 신발을 벗는 댓돌 위에 주련에는 '조고각하(照顧..

나를 볼 수 있다면 감옥도 우주다

나를 볼 수 있다면 감옥도 우주다 ​ 소감을 더 들어보자. "일상에 찌든 몸과 마음을 수행으로 바꾸는 시간, 몸 구석구석 쑤시고 결리고 아프고, 엉덩이와 등과 허리는 가시가 박혀 찔러대고······, 이를 악물고 참았습니다. 그러자 4일때 되는 날부터 몸이 편안해지고, 집중하는 시간도 길어졌습니다. 나를 성찰하고 바라보면서 마음에 평화가 조금씩 깃들었습니다." "흰 구름 걷히면 청산이다.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다. 바로 분별하여 간택하고, 증오하여 미워하고 사랑하는 마음 버리면 명백히 드런난다.'고 승찬 조사는 말씀하셨습니다. 즉 중생심 버리면 부처다. 부처 종자가 따로 없다는 말입니다. 그걸 실감한 시간이었습니다. "스님의 정성스러운 법문은 법문대로 좋고, 망상은 망상대로 화두대로 좋았습니다. 화두 드..

내생도 준비하자

내생도 준비하자 ​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아버지는 자신의 아버지이며,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종교는 자신이 믿는 종교다. 모든 종교는 같은 것 같으면서도 서로 다르기 때문에 분별과 대립을 없애고 조화를 이루면서 상생해 나가야 한다. 총쏠 줄 모른 사람에게는 총이 몽둥이만 못하고, 삶이 무엇인지 모른 사람에게는 세상살이가 가치도 없고 허무하겠지만, 삶은 진실로 고귀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시아버지 앞에서 며느리 방귀 참듯 안절부절 말고, 하루 한 번쯤 밤하늘 별을 보고, 한 달에 한 번쯤 둥근 달을 보며 명상에 잠겨 감성의 리듬을 회복해 나가자. 진정으로 '나'라는 실체가 없다는 걸 아는 사람이라야 과거와 미래를 관통할 수 있다. 육신을 잘 다스리면 현인(賢人)이고, 마음을 잘 다스리면 성인(聖人)이다..

배움의 길이어야 한다

배움의 길이어야 한다 ​ 말을 하거나 글을 쓰는 것은 서로 소통을 하는 것이 그 목적이므로 말을 하고 글을 쓸 때는 보다 쉬운 표현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글을 쓰는 행위는 곧 공부를 하는 행위이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남의 글을 읽고 공부하는 것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가끔 나의 글을 읽고 도움이 됐다거나 힘을 얻었다는 독자를 만날 때는 보람을 느낀다. 그래서 집필 부탁이나 강연 요청은 가급적 사양하지 않는다. 나는 오늘도 세상을 향해 눈과 귀를 활짝 열고 있다. 나는 매우 낙관적인 성격이어서 날마다 설이나 추석 명절처럼 신나게 살아가고 있다. 우울하고 맥 빠진 분위기를 가장 싫어하고 어렵고 궁색한 사상도 싫어한다. 항상 낙관적 진취적이며 안온한 생 활 속에 고통을 즐거움..

한결같이 사는 일, 그것이 수행이다

한결같이 사는 일, 그것이 수행이다 ​恒常 ​ 나에게 겨울 숲을 걷은 일은 수많은 스승들을 만나는 시간이다. 나무들에게 겨울은 극복하기 힘든, 어려운 시간일 것이다. 아무리 매서운 추위라도 피하지 않고 단단하게 그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서 있다.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봄부터 애써 만들었던 수많은 나뭇잎도 미련없이 떨어뜨린다. 그 나뭇잎들은 내 발밑에 떨어지거나 다른 나무의 발밑에 떨어져 성장의 거름이 된다. 반면에 사람들은 조금만 추워도 옷을 껴입듯이 조금만 어려워도 어찌할 바를 몰라 주저앉거나 피해갈 방법을 궁리한다. 나무가 말없이 겨울을 이겨내고 꽃을 피워 봄을 맞듯이 사람도 어려움을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면 나무가 곧 스승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수행을 한다고 하면서, 좌복에 앉아 있는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