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9 9

꿈에 명부에 쌓인 잡아먹은 닭의 뼈를 보다

꿈에 명부에 쌓인 잡아먹은 닭의 뼈를 보다 ​ ​청나라 때 사천 사람으로 양림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자는 회미이다. 순치 13년에 절강성의 임안 현령이 되어 현령 노릇은 잘하였으나 닭고기를 즐겨서 많이 잡아먹었다. ​강희 16년 어느 날 꿈에 명부(冥府)에 가서 뼈가 산처럼 쌓인 것을 보았다. ​곁의 사람이 말하기를, “이것은 네가 먹은 닭의 뼈이다. 너는 이다음에 여기에 들어와서 죄보를 받을 것이지만 아직 죄업이 좀 남았으니 닭 마흔일곱 마리를 더 먹고야 들어오게 되리라”고 하였다. 양림이 깨고 나니 의심스럽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여 닭 한 마리를 사흘에 먹기로 하였으나, 양에 차지 아니하여 한 마리를 이틀씩 먹었고, 뒤에는 전과 같이 먹어서 마흔일곱 마리를 먹었더니 문득 병이 나서 하룻밤을 지..

사슴을 쏘려다가 아들이 맞다

사슴을 쏘려다가 아들이 맞다 ​ ​중국의 여릉 당에 사는 오당(吳唐)이 하루는 아들을 데리고 사냥을 나갔다. ​한 사슴이 그 새끼와 함께 노는 것을 보고 새끼를 쏘아 죽이니 어미 사슴은 놀라서 슬피 울었다. 풀 속에 숨어서 지켜보니 사슴이 혀로 새끼를 핥고 있었다. ​오당이 또 어미 사슴을 쏘아 죽이고, 조금 있다가 또 다른 사슴을 만나서 쏘려고 하는데 그 살이 빗나가 자기 아들을 맞혔다. 오당이 어찌할 바를 몰라 활을 던지고 아들을 안고 통곡하는데 공중에서 문득 소리가 나기를, “오당아, 사슴이 새끼를 사랑하는 것이 너와 무엇이 다르랴?”고 했다. ​오당이 놀라서 쳐다보고 있는데, 별안간에 호랑이가 와서 팔을 꺾어 죽였다. ​ ​- ‘방생.살생 현보록’ 중에서 -

노생의 꿈

중국 당나라 시대에 노생(盧生)이라는 가난한 서생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볼일이 있어 ‘한단’이라는 지역에 갔다가 잠시 객점에서 쉬게 되었습니다. 그때 신선도를 닦는 여옹이라는 노인을 만나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노생은 여옹에게 신세를 한탄하며 자신의 푸념을 늘어놓았습니다. 묵묵히 노생의 말을 듣고 있던 여옹은 목침을 꺼내 주며 잠시 쉬기를 권하였습니다. “이보게. 이 목침을 베고 잠깐 눈을 붙이게. 그동안 나는 밥을 짓도록 하겠네.” 그렇게 노생은 밥때를 기다리다 피로함을 못 이겨 그 목침을 베고 누워 달게 잤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노생의 인생이 확 바뀌었습니다. 노생이 응시한 과거에 장원으로 급제하여 황제의 치하를 받으며 큰 벼슬에 올랐고, 권력을 가지게 되자 재산은 절로 불어났습니다. 부와 명..

북산지감ㅣ北山之感

북산지감ㅣ北山之感 ○ 나라 일로 인해 부모님을 제대로 봉양하지 못한다. ○ 北(북녘 북) 山(메 산) 之(어조사 지) 感(느낄 감) 북산에 올라가 구가지를 따네 튼튼한 관리가 아침 저녁으로 일을 하지만나라 일 끊임없어 부모님이 걱정이네 모든 하늘 밑이 임금님의 땅이며 모든 땅의 물가가지 임금님의 신하이거늘 대부들을 고루 쓰지 않으시어 나만 일하느라 홀로 수고하네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 장대하나 나라 일 많기도 하네 다행히도 나는 늙지 않았고 기쁘게도 나는 한창때라 정력이 왕성하여 온 나라를 보살피네 어떤 이는 편히 쉬고 어떤 이는 온갖 고생 다하며 나라 섬기고 어던 이는 침대에 누워 쉬고 어떤 이는 쉬지 않고 돌아다니네 어떤 이는 부르짖음도 알지 못하고 어떤 이는 처참히 고생하고 어떤 이는 뒹굴뒹굴 편..

고사 성어 2022.10.19

흑우생백독ㅣ黑牛生白犢

흑우생백독ㅣ黑牛生白犢 ○ 검은 소가 흰 송아지를 낳다, 화복이 뒤바뀌다. ○ 黑(검을 흑) 牛(소 우) 生(날 생) 白(흰 백) 犢(송아지 독) 세상사는 늘 돌고 돌아 ‘음지가 양지 되고 양지가 음지 된다’고 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禍(화)와 福(복)이 바뀌고 吉凶(길흉)이 섞인다는 대표적인 성어에 ‘인간만사는 새옹지마라’ 할 때의 塞翁之馬(새옹지마)이고 轉禍爲福(전화위복)이다. 여기에 검은 소(黑牛)가 흰 송아지를 낳았다 (生白犢)는 뜻의 말도 똑 같은 의미다. 검은 소가 행운의 흰 송아지를 낳았으니 큰 복이 올 것이라 기대하다 재앙이 닥치고, 또 그것이 복으로 바뀐다.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道家(도가)의 사상가 列子(열자)와 그 후학들이 편찬했다는 ‘열자’에 이 이야기가 전한다. 옛날 宋(송)나..

고사 성어 2022.10.19

공자천주ㅣ孔子穿珠

공자천주ㅣ孔子穿珠 ○ 공자가 구슬을 꿴다 ○ 孔(구멍 공) 子(아들 자) 穿(뚫을 천) 珠(구슬 주) 공자(孔子)가 구슬을 꿴다는 뜻으로, 어진 사람도 남에게 배울 점(點)이 있다는 말. 자기보다 못한 사람에게 모르는 것을 묻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님을 가르쳐 주는 말이다. 중국이 세계에 내세우는 유교의 시조, 학문의 전능인 孔子(공자)는 못하는 일이 없을까. 무례한 질문이지만 모든 방면에서 잘 하지는 못했을 테니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것에 부끄러워하지 말라는 不恥下問(불치하문)의 가르침을 남겼을 것이다. 이 가르침의 실제적인 예가 되는 것이 바로 이 성어다. 구슬을 뚫었다(穿珠)는 말은 구슬에 나 있는 여러 구멍을 잘 찾아 실을 꿴다는 뜻. ‘뚫을 천‘인 穿은 어려운 글자이지만 穿孔(천공), 穿鑿(천..

고사 성어 2022.10.19

적자지심ㅣ赤子之心

적자지심ㅣ赤子之心 ○ 순수하고 거짓이 없는 어린이 마음 ○ 赤(붉을 적) 子(아들 자) 之(갈 지) 心(마음 심) 갓난아이와 같은 마음이라는 뜻으로,세속(世俗)에 물들지 않은 순결(純潔)한 마음. 사람의 본성은 선천적으로 착한데 나쁜 환경이나 물욕으로 악하게 된다는 性善說(성선설)은 유교 도덕실천의 근거가 되어 발전했다. 孟子(맹자)가 처음 주창한 만큼 순수하고 선한 갓 태어난 아이를 붉은 아이(赤子)라고 하고 이런 마음을 지녀야 대인이라고 가르친다. 몸이 붉은 색을 띠기 때문에 신생아를 赤子(적자)로 표현했다. 書經(서경)에는 백성이라는 의미로 사용하기도 했다지만 赤(적)의 뜻에는 아무 것도 없는 상태나 옷을 걸치지 않고 몸을 드러낸다는 뜻도 있으니 갓난아기가 더욱 합당하다. 맹자가 강조한 離婁下(이루..

고사 성어 2022.10.19

사어안락ㅣ死於安樂

사어안락ㅣ死於安樂 ○ 편안하기만 하면 죽는다 ○ 死(죽을 사) 於(어조사 어) 安(편안 안) 樂(즐길 락) ‘맹자’ 고자장구(告子章句) 하편의 천강대임론 (天降大任論)은 용기를 불러넣어 주는 명구다. “하늘이 장차 어떤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 마음을 괴롭게 하고, 그 몸을 지치게 하고, 그 육체를 굶주리게 하고, 그 생활을 곤궁하게 하여 행하는 일이 뜻과 같지 않게 한다.” [天將降大任於是人也 必先苦其心志 勞其筋骨 餓其體膚 空乏其身 行拂亂其所爲] 사람은 언제나 과오를 저지른 뒤에야 고칠 수 있으니 마음에 곤란을 당하고 생각대로 잘 안 된 뒤에야 분발하고, 얼굴빛에 떠오르고 음성에 나타난 뒤에야 깨닫게 된다.” [所以動心忍性 曾益其所不能 人恒過然後能改 困於心衡於慮而後 作 徵於色發於..

고사 성어 2022.10.19

각화무염ㅣ刻畵無鹽

각화무염ㅣ刻畵無鹽 ○ 무염 얼굴에 치장을 하다 ○ 刻(새길 각) 畵(그림 화) 無(없을 무) 鹽(소금 염) 無鹽(무염)은 중국의 지역 이름이다. 그곳 출신의 한 여인이 무척 박색이었다. 아무리 얼굴을 꾸며보아도 성형을 하지 않는 이상 그 얼굴이 어디 가겠는가? 밑바탕이 천한데 고급스러운 물건을 사용해본들 격에 어울리지 않음을 나타내는 우리 속담 ‘짚신에 국화 그리기’나 ‘석새짚신에 구슬감기’와 같은 말이다. 석새는 성글고 굵은 삼베를 뜻한다. 흔히 하는 속된 표현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이 되나’라고 하면 뜻이 더 분명하다. 여기에서 도저히 비유가 되지 않는데 억지로 갖다 붙이거나 너무 차이가 나는 물건을 비교할 때 쓰이게 됐다. 戰國時代(전국시대) 齊(제)나라의 무염이란 읍에 鐘離春(종리춘)이라는 여자..

고사 성어 2022.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