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01 9

유채꽃의 탄생

유채꽃의 탄생 "배워야 알고 알 수 있다“ 배추·양배추 만남이 만든 꽃은? 이를 밝혀낸 한국인은...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고등학교 식물 시간에 배운 멘델의 유전 법칙이죠. 자식이 부모의 특징을 닮는 유전현상을 설명하는 이 이론은 다윈의 진화론과 결합해 현대 생물학의 기초를 마련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배추와 양배추가 만나면 어떻게 될까요 진화론에 따르면 이런 이종교배로는 생식능력을 갖춘 새로운 종이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동종교배를 통해 생겨난 자손들이 자연선택을 거치며 분화되는 방식으로만 새로운 종이 생겨난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배추와 양배추가,그것도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자연에서 만나 새로운 종을 만들었다면 믿을 수 있을까요 봄이면 제주도를 노랗게 물들이는 꽃이 있죠. 바로 유..

백률사 부례랑

백률사 부례랑 ​ 삼국유사에 백률사 대비관음상의 영험과 관련된 설화가 다음과 같이 전한다. 692년(효소왕 1)에 국선(國仙)이 된 부례랑(夫禮郞)은 693년 3월에 화랑의 무리를 거느리고 강릉 지방에 이르렀다가 말갈족에게 잡혀갔다. 일행들은 당황하여 돌아갔으나 안상(安常)만 홀로 그를 뒤쫓아 갔다. 효소왕은 이 소식을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는데 그 때 상서로운 구름이 천존고(天尊庫)를 덮으므로 창고를 조사하게 했더니 현금(玄琴)과 신적(神笛)의 두 보물이 없어졌다. 5월 15일 부례랑의 부모는 백률사 관음상 앞에서 여러 날째 기도를 드리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향나무로 만든 탁자 위에 현금과 신적이 있고 부례랑과 안상 두 사람도 불상 뒤에 와 있는 것이 보였다. 부모가 놀라 물었다. 부례랑이 적에게 잡..

무진등으로서 영원하라

무진등(無盡燈)으로서 영원하라 ​ 언제나 새로운 아이디어와 끝없는 지적 호기심으로 가득한 사람이 되어보자. 의상 스님은 '법성게'에서 "우보익생만허공(雨寶益生滿虛空), 중생수기득이익(衆生隨器得利益)"이라 하였다. 즉, 단비가 내려도 스스로 준비한 그릇만큼만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자신의 마음 그릇에 따라서 온 세상을 다 품을 수도 있고 바늘구멍보다 작은 졸장부로 전락할 수도 있다. 갓 쓰고 박치기를 해도 제멋이라, 필자는 산사에 앉아 우주가 선물한 새벽 기운을 받으며 고요히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이 시대의 수행자로 태어난 것을 한없이 감사한다. 사람들은 신체 건강과 돈을 버는 것 중 어떤 것을 더 중요시할까? 재는 넘을수록 높고, 내는 건널수록 깊은 것이다. 내가 이렇게 누리고 있을 때 그 누군가는 많이..

세상을 살다 보면

세상을 살다 보면 우리가 세상 살다 보면 마음에 안 드는 일, 화나는 일이 너무 많습니다. 그런데 안 좋은 소리 들었을 때, ‘내가 지금 이렇게 화가 나고 있구나’ 하고 먼저 알아채야 합니다. 그 다음에 항상 ‘내가 어리석음에 빠지려고 하지 않나’, 이것을 챙겨보는 겁니다. 그 챙겨보는 힘이 점점 강해지면, 지혜를 증득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수행의 핵심입니다. ​ 부처님 말씀에 욕심을 버리라 했는데 ‘내가 왜 욕심이 일어나지?’ 하고, 머리를 굴리면서 분별에 떨어지면 안 됩니다. ​일어나면 일어나는 것을 그대로 보는 것, 화가 나면 화가 나는 것을 그대로 보는 것, 이것이 바로 정념(正念)입니다. 이것이 바로 불교수행의 기본입니다. ​그 다음, 이 세상을 긍정적으로 봐야 됩니다.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

우리는 만나야 한다

우리는 만나야 한다 ​ 오래전부터 꽃 피는 계절마다 만나는 차 모임이 있습니다. 각자 차와 다과와 간단한 음식을 준비해서 만나는 모임입니다. 매화가 필 무렵이 되면 악양 동매골에 매화차회를 하기위해 벗들이 모여듭니다. 퇴계의 《매화시첩》을 읊조리고 매화 띄운 차 한 잔을 마십니다. 연꽃이 피면 무 안 회산방죽이나 강진 금당연못의 연꽃과 함께 연꽃을 노래하고 차를 마십니다. 산국이 피면 땅끝마을로, 눈꽃이 피면 봉화 청량사로 모입니다. 맑은 차 한 잔과 귀담아 들을 지혜의 이야기와 속사정을 살피는 만남은 참으로 반갑고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다산선생도 시 짓는 친구들과 함께 모임을 만들고 《죽란시사첩竹蘭詩社帖》 서문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살구꽃이 처음 피면 한 번 모이고, 복숭아꽃이 처음 피면 한 번 모이..

전미개오

전미개오(轉迷開悟) ​ 인생은 고해여서 가혹하고 억울한 일들이 많다. 겉모습은 화려해 보여도 속내는 말하지 못할 아픔과 슬픔이 내재해 있어 죽지 못해 사는 사람도 있고,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고, 죽은 사람처럼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재벌 남편과 이혼하면서 자식까지 빼앗기고 피눈물을 흘리며 사는 사람들도 있다. 또 알고도 죽는 해수병처럼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을 계속하는 사람들도 있다. 인생은 잔인하여 내 운명의 공이 어디로 튈지 나도 모르는 것이다. 불평하거나 화내지 말고 사려 깊은 행동을 하며 살아가자. 바다 한 가운데에 떠 있는 작은 섬처럼 거친 세파 속에서도 평화로움을 유지해보자. 어리석은 사람은 홍수에 떠내려가면서도 날이 가물 징조라며 앞날을 예견한다. 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손 내밀..

소중한 인연

소중한 인연 오늘은 ‘인연’이라고 하는 제목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인과’라고 하는 것은 우리 불교 교리의 큰 기둥 가운데 하나입니다. 어떠한 원인에 의해서 어떠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하는 것이 바로 ‘인과’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고방식과 생활습관을 들여야만 하겠습니다. 불교는 어느 신을 전제로 하는 종교가 아닙니다. 모든 신을 철저하게 부정하고, 인정하지 않는 무신론적인 종교가 바로 불교입니다. 불교는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종교요, 마음을 찾아서 깨쳐가는 수행의 종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교는 한 마디로 말해서‘마음’입니다. ​ 이 마음 하나만을 주장하는 종교가 불교입니다. 우리는 흔히 운명이다, 숙명이다 하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러면..

먼저 낙타가 되어라

먼저 낙타가 되어라 그는 완전히 일에 빠져 있었다. 그가 생각하는 건 오로지 일뿐이었다. 그는 대지와 곡괭이와 갈탄에 호흡을 일치시키고 있었다. -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일요일 낮 역 광장의 무대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을 본다. 소주병들을 중심으로 빙 둘러앉아 있다. 그런데 그들이 자유로워 보이지 않는다. 왤까? 나는 30대 중반에 ‘자유인’이 되어 세상을 떠돌았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보았다. 자유인들이 참으로 많았다. 하지만 대다수는 진정한 자유인으로 보이지 않았다. 왤까? 시 공부하다 만난 한 자유인은 애인에게 차였다고 했다. ‘합법적 백수’가 되라고 하더란다. 합법적 백수? 백수도 법적인 테두리를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이때의 법(法)은 넓은 범위의 법일 것이다. 인간과 ..

내 모습 그대로 보여주자

내 모습 그대로 보여주자 영국에서 권위 있는 상 중 하나인 ‘휘트브레드 문학상(코스타 상)’은 1971년에 제정되었는데 비슷한 문학상인 ‘부커상’보다 좀 더 대중적 성격을 지닌 상입니다. 1987년도에 이 상을 받은 ‘크리스토퍼 놀란’ 작가는 ‘시계의 눈 밑에서 (Under the Eye of the Clock)’라는 자전적 소설로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출생할 당시 산소 부족으로 인해서 뇌성마비 장애를 갖고 태어났습니다. 말할 수도,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기 때문에 그는 오직 눈으로만 의사 표현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가 10살이 되던 해였습니다. 그에겐 특별한 의사소통 수단이 생기는데 바로 작은 막대기 하나였습니다. 이 작은 막대기를 이마에 붙여 알파벳 하나하나를 누르며 자기 생각을 전하기 시작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