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2 6

만남

'만남' 인생은 '만남'이라고 했습니다. 언제 어디서 누구를 어떻게 만나느냐는 인생 에서 아주 중요한 순간 이라고 하겠습니다. 우리 인생에 있어서 만남은 참 중요합니다. 시인 정채봉씨는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는 글에서 5종류의 만남에 대해 말했습니다. 1. 생선과 같은 만남 2. 꽃송이와 같은 만남 3. 건전지와 같은 만남 4. 지우개와 같은 만남 5. 손수건과 같은 만남입니다. 그 중에 가장 잘못된 만남은 생선과 같은 만남입니다. 만날수록 비린내가 묻어나고 악취가 나기 때문이고, 가장 조심해야 할 만남은 꽃송이와 같은 만남으로 피어 있을 때는 환호하다가 시들면 버리기 때문입니다. 가장 비천한 만남은 건전지와 같은 만남인데 힘이 있을 때는 간수하고 힘이 다 닳았을 때는 던져 버리기 때문이고, 가장..

지계바라밀

지계바라밀 너무나 착해서 착함을 모른다 ​ 선도 악도 없는 경지가 있다. 선과 악을 초월한 경지가 있다. 가치판단을 상실하였기에 선과 악을 구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선해서 선과 악을 모르는 경지다. 일거수일투족이 '착함' 그 자체이기에, 선행을 한다는 생각을 내지 않는다. 육바라밀 가운데 지계(持戒)바라밀이 바로 그것이다. 선종의 육조 헤능 스님의 《법보단경》에서 말하는 무상계(無相戒)다. 무상계란 '티 나지 않는 윤리적 삶'이다. '티 나지 않는 베풂'인 보시바라밀을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라고도 부르듯이, 지계바라밀을 무상계라고도 부르는 것이다. 남을 대할 때 참으로 선한 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지극히 고결하게 살지만 자신이 그렇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논어》의 〈위정편〉에 의하면 공자는 ..

악취공에서 살아나기

악취공에서 살아나기 속제의 실천 ​ 공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해명하는 용수 보살의 《중론》에서는 공사상의 위험성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경고한다. "공에 대해 올바로 통찰할 수 없어서 어리석은 자는 자기 자신을 해친다. 마치 독사를 잘못 잡거나 주문을 잘못 외듯이.' 독사를 잡을 경우 목을 쥐어야 한다. 몸통이나 꼬리를 잡으면 독사가 고개를 돌려서 손목을 문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듯이 주문을 잘못 외면 복이 오는 게 아니라 오히려 화를 당한다. 공도 역시 이와 마찬가지다. 공에 대해 오해할 경우 선과 악을 분간하지 못하는 가치판단상실 상태에 빠질 뿐이다. 그 증상은 막행막식이다. 계와 율을 어기고 아무 행동이나 하고 아무 것이나 먹는다. 불교 유식학에서 비판하는 악취공(惡取空)이다. 그러면..

여산 진면목

여산 진면목 ​ "다만 때 묻지도 물들지도 않는 이것이 모든 부처님께서 호념하시는 것으로, 네가 이미 이와 같고 나 또한 이와 같으니라." ​ 육조단경에서 혜능선사께서 남악회향 선사를 인가하시는 말씀입니다. 혜능선사께서 말씀하신 때 묻지도 물들지도 않는 이것을 그대로 드러낸 소동파의 시가 있습니다. 여산진면목(廬山眞面目) 과 여산연우절강조(廬山煙雨浙江潮)라는 두 편의 시가 바로 그것입니다. ​ 여산 진면목 ​ 횡으로 보면 산줄기 옆에서 보면 봉우리. 멀고 가깝고 높고 낮음이 제각각이네. 여산의 진면복은 결코 알 수 없음이여! 다만 이 몸이 산중에 있기 때문이라네. ​ 여산연우절강조 ​ 여산의 안개비와 적강의 물결이여! 가보지 못함이 천만 한이었는데 가서 보고 나니 특별할 것 없는 여산의 안개비와 절강의 ..

수행은

수행은 여섯 명의 친구들이 수행을 하러 절에 왔다. 절친한 사이인 그들은 가끔 수행을 하러 함께 오곤 했다. 수행을 마친 그들과 나는 맑은 녹차를 놓고 둘러앉았다. 나는 되도록 말을 아꼈다. 그들이 수행을 통해 얻은 희열감을 음미하도록 돕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고요한 가운데.. 우리는 차를 우려내어 마셨다. ​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한 사람이 작은 목소리로 질문을 했다. 기도중에 잡념이 많이 생기는데 잡념을 없애려면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물었다. 나는 설명을 해 주었고, 다른 사람들도 수행에 관한 이런 저런 질문들을 했다. 나는 성의껏 답변을 해주었다. ​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지고 자세들도 편해졌다. 그러면서 일상에 관한 대화들이 오고 가기 시작했다. "우리 큰애가 경시대회에서 상을 타 왔어요."..

당신 덕분이에요

당신 덕분이에요 ‘덕분(德分)’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국어사전에는 ‘베풀어 준 은혜나 도움’으로 풀이되며 ‘덕택(德澤)’과 같은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실생활 속에서 ‘덕분’은 ‘행복을 나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기쁨을 나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습니다. ‘덕분’의 반대 뜻을 가진 단어로는 ‘탓’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부정적인 상황에 주로 사용합니다. ‘탓’이라는 단어에는 누군가에 대한 원망의 의미가 있기도 하고 불평이나 핑계의 의미도 있습니다. ‘덕분’이라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내 주변에 좋은 일이 가득하게 만들어 주지만, ‘탓’이라는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불행이 그림자처럼 따라붙습니다. ‘말이 씨가 된다’라는 우리 속담처럼 자신이 말한 대로 생각하게 되고, 행동하게 됩니다. 그래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