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존(釋尊)께서 태어나신 시대보다 훨씬 옛날로 쿠루손 부처님의 재세(在世)하신 당시, 정광(定光)이라는 선인이 오백명의 선인과 함께 심산의 초굴(草窟)에 살고 있었을 때의 일이다. 어떤 때 한 사람의 매우 아름다운 부인(婦人)이 이 산중을 지나다가 소나기를 만나, 공교롭게 우비의 마련은 없는데다 업친데 덮치기로 센 바람은 불고 날은 추워지며 비를 피하려 해도 산중이라 적당한 곳이 눈에 뜨이지 않아 진퇴양난(進退兩難), 정광선인의 초굴에 하룻밤 드새기를 간청했다. 정광선인도 대단히 가엾이 여겨 쾌히 그녀의 간청을 받아들였다. 이튿날 아침 그녀는 선인의 후의를 사례하면서 초굴을 떠났는데 그 후에 오백의 선인은 정광선인에 대하여 의혹의 눈으로 보았다. 그녀와 불미스러운 관계를 맺었으리라고 억측하며 이것저것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