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존께서 왕사성의 영취산에 계시면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실 때의 일이다. 어느 때 염부제(閻浮提)의 큰 날에 한 대왕이 있었다. 그 왕은 위엄과 용맹과 책략을 아울러 갖춘 명군이었으므로, 열여섯의 작은 나라가 모두 하나 같이 대왕에 대하여 신하의 예를 취하였으며, 그밖에 서른여섯 나라도 또한 모두 대왕에게 정목되어, 왕중의 왕으로서 대왕의 명성은 솟아 오르는 해에나 견줄 만한 것이었다. 염부제의 명예와 부와 권세를 한 손에 쥐고 있는 대왕도 병에 만은 이길 도리가 없었다. 그렇게 위세가 당당하던 대왕도 이제는 이 세상의 인연이 다하여 결국 저승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될 날이 왔다. 대왕 자신도 최후의 날이 시시각각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있었던 만큼, 자기가 죽은 뒤에 왕위를 물려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