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5 3

0원의 가치

세월 속에 묻혀 있던 진품을 발굴해 감정가를 확인하는 ‘KBS TV쇼 진품명품’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지난 2019년 8월 11일 방송에는 1944년 전후 작성된 회고록 한 점이 출품되었습니다. 이 회고록은 제대로 된 원고지가 아닌 세금계산서 같은 용지에 당시 상황이 일기처럼 적혀있었습니다. 얼핏 초라해 보이는 이 회고록을 출품한 사람은 회고록 주인의 증손자였고, 그는 희망 감정가로 10만 815원을 적어서 내었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의 감정가는 모두를 더욱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0원’ 전광판에 나온 ‘0’이라는 글씨는 회고록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감정가를 보고 당황해했으나 그 가운데 한 감정 전문가가 결연하게 말했습니다. “이 기록이 한 사람의 개인적인 기록이지만 나라..

소리장도ㅣ笑裏藏刀

○ 웃음 속에 칼을 감춘다는 뜻 ○ 笑(웃음 소) 裏(속 리) 藏(감출 장) 刀(칼 도) 웃음 속에 칼을 감추고 있다라는 뜻으로, 겉으로는 웃는 낯으로 상냥하게 대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상대방을 해칠 뜻을 품고 있음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다. 고대 중국의 병법인 삼십육계 가운데 10번째 계책이기도 하다. 병법에서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을 믿게 하여 안심시킨 뒤에 허를 찔러 공격하는 계책이다. 《삼국지연의》에서 유비가 한중왕(漢中王)에 오르자, 위나라의 조조는 오나라의 손권과 손을 잡고 형주를 치려고 하였다. 유비는 관우를 보내 형주를 지키게 하면서 위나라의 번성을 치도록 하였다. 육구에 주둔한 오나라의 여몽(呂蒙)은 관우가 마음을 놓도록 하기 위하여 병이 든 것처럼 속여 물러갔고, 무명의 육손(陸遜)이 그..

고사 성어 2022.08.15

저양촉번ㅣ羝羊觸藩

○ 울타리에 뿔이 걸려 쩔쩔매는 숫양 ○ 羝(숫양 저) 羊(양 양) 觸(닿을 촉) 藩(울타리 번) 뿔은 잘못 쓰면 스스로 곤란해진다. 숫양이 울타리를 들이받다가 뿔이 걸려 나가지도 물러가지도 못한다는 말이 있다. 저양촉번(羝羊觸蕃)이다. 羝는 숫양 저, 藩은 울타리, 경계, 수레의 휘장, 속국(屬國) 등을 뜻하는 ‘번’자다. 저양촉번은 주역 대장(大壯)괘에 나온다. “구삼. 소인은 씩씩한 기운을 쓰지만 군자는 그것을 쓰지 않는다. 마음이 곧아도 위태로울 것이다. 숫양이 울타리에 걸려서 그 뿔을 상한다.” [九三 小人用壯 君子用罔 貞 厲 羝羊觸藩 羸其角] 그래서 “물러나지도 나가지도 못한다”[不能退 不能遂]는 것이다. 사람이 한갓 용기만 숭상할 줄 알고 옳은 것을 헤아리지 못하면 하는 일이 아무리 바르다 ..

고사 성어 2022.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