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별리고(愛別離苦)
석존께서 탄생하신 시대보다 훨씬 이전의 일이다. 사람의 목숨이 몇 만년이나 살고 있던 시대에, 선유(善柔)라는 왕이 있었다. 아직 태자로 있을 때부터 천하를 다스리고, 뒤이어 왕위에 오른지 八만 四천년의 세월이 지났다. 어느 때, 이 선유왕의 머리 위에 혹이 하나 생겼다. 그 혹은 홍합처럼 물렁물렁 하였는데, 날이 감에 따라 그 혹은 점점 커졌지만 별로 고통스럽지도 않았다. 그로부터 열달이 지나니 그 혹은 저절로 입을 벌리고, 속에서 한 사내아이가 나왔다. 그 얼굴 모습은 참으로 예쁘고, 인간세계에서 둘도 없는 미남자였다. 아버지 선유왕은, 정수리에서 나왔다고 해서 그 아이에게 정생(頂生)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 뒤, 부왕은 모든 일을 태자에게 맡겼으므로 정생은 아버지를 대신하여 나라의 정사를 맡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