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2 8

어느부부의 이별이야기

어느부부의 이별이야기 “미안하지만 난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 왜 결혼했는지 모르겠어.” 나는 말했다. 아내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말없이 울었다. 난 미안했지만 등을 돌리고 집을 나왔다. 아내와 더 이상 살아갈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내에게 이혼 서류를 꺼냈다. “집과 자동차 부동산과 현금 그중에서 당신이 30%를 가질 수 있어” 아내는 말없이 눈물만 흘렸다. 이튿날 집에 돌아와 보니 탁자에 아내가 써놓은 편지가 있었다. 눈물이 얼룩져 있어서 혹시 내 맘이 흔들릴까봐 읽지 않으려 하다가 나도 모르게 읽어 내려갔다. 난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 '다만 한 달쯤 시간을 갖고 싶어 한달만이라도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대해줘 아이 시험기간이니까 신경 쓰지 않게... 그리고 이혼조건으로 한 가지 부탁만 할게 당신..

기림사의 유래

기림사의 유래 ​ 사위성의 장자 수달다(須達多)는 바시익왕의 재무 관리로서 고독한 사람을 불쌍이 여기고 보시를 좋아하여 사람들이 급고독(給孤獨) 장자라고들 불렀다.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감동한 장자는 부처님과 승가를 모시기 위해 사위성 근처에 정사를 건립하고 싶었다. 그런데 기타(祇陀)태자가 소유하고 있는 원림 만큼 마땅한 곳이 없었다. 그 땅은 넓고 평평한데 수목이 무성하고 성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지도 가까이 있지도 않았다. 그래서 꼭 그 땅에 정사를 세우고 싶어 태자에게 찾아가 열심히 땅을 팔아 줄 것을 요청했으나 태자는 번번히 거절하였다. ​ 장자의 물러서지 않는 돈독한 뜻을 본 태자는 장난 삼아 만약 황금으로 그 땅을 깔아 덮는다면 팔겠노라고 말하였다. 이에 장자는 크게 기뻐하여 정말로 황금을 ..

털구멍 속 세계

털구멍 속 세계 선재동자에겐 과실이 없다고 했다. 과실이란 죄와는 사뭇 다르다. 죄는 하고자 하는 생각 속에 고의적으로 저지른 것이지만, 과실은 조심하였으나 실수로 저지른 것을 의미한다. ​ 대낮에 맨 정신으로 부모에게 폭행하는 것은 크나큰 죄가 되지만, 잠결에 잠버릇이 심해 부모를 차는 것은 과실인 셈이다. 고의로 저지른 일은 그 죄값을 받아야 하나 과실의 경우는 용서하여야 한다. ​ 몸과 말과 뜻의 업을 신. 구. 의 삼업이라고 한다. 인간이 짓는 업이 크게 이 세 가지로 삼독인 탐. 진. 치는 바로 뜻으로 짓는 의업이다. ​ 이를 바로 깨달아 업을 쌓으면 선업이라 하고, 역으로 일을 저지르면 악업을 쌓는다. 선업을 쌓으면 선근이 생겨, 그 그림자로 나타나는 것이 재물이라 하겠다. 즉 선근을 심은 과..

머물 때와 떠날 때를 알아야 한다

머물 때와 떠날 때를 알아야 한다 ​ 겨울이 오면 나무는 낙엽을 떨어뜨려서 흙을 덮어주고 땅속에 생명들을 보호해주며 더불어 살아간다. 사람도 모든 것을 적당한 시기에 버릴 줄 알면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족제비 지나간 곳에 노린내 풍기듯이 부정적 행동의 뒤끝에는 반드시 그 흔적이 남는다. 자신에게 좋을 것만 취하려는 마음이 탐심(貪心)이고, 싫어하는 것에 등 돌리는 마음이 진심(嗔心)이다. 탐욕 속에서 살아가는 한 고통을 피할 수 없다. 부족한 사람이 높은자리에 앉으면 이랫사람을 더 혹독하고 모질게 대하는 법이다. 평화롭게 살려면 떠나가려는 것을 억지로 붙잡지 말고, 원치 않는 것이 오더라도 억지로 피하지 말아야 한다. 오고 가는 것을 억지로 막고자 들개처럼 비명 지르고, 눈보라에 이빨 부딪..

참스승은 모습만으로도 충분한 가르침이다

참스승은 모습만으로도 충분한 가르침이다 ​無上甚心微妙法 ​ 출가 초기, 나는 많은 방황을 했다. 수행에 대한 열망은 높은데 수행의 방법과 방향에 대해 제시해준 스승을 만나지 못했던 것이다. 아니 스승 많았지만 나의 고집과 폭넓게 바라보는 시각이 부족해 곁에 있는 눈 밝은 스승을 알아보지못했다. 해인사 학인시절 윗반 스님과 다툼 끝에 대중생활을 포기하고 뛰쳐나왔다. 그 길로 찾아간 곳이 광주 시내에 자리한 송광사 포교당이었다. 잠시 그곳에 머물며 지냈는데 마당이 좁아 새벽 예불을 하다 보면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그럴 때면 도로까지 나가 목탁을 두드렸다. 미명에 어슴푸레 보이는 키 큰 빌딩들이 해인사의 숲처럼 느껴지고, 목탁을 두드리면 돌아오는 공명이 좋아서 8개월 남짓 금남로에서 도량석을 했다. 5.18..

옳고 그름을 가려가며 살아가자

옳고 그름을 가려가며 살아가자 ​ 기생식물(寄生植物)이 다른 식물에 들러붙어 그들의 삶이 시들어가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살아가듯 자기만 살아남기 위해 불의와 부정에 두 눈 질끈 감고 기생식물처럼 남의 피를 빨아가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강인한 의지와 부단한 노력으로 은산철벽(銀山鐵壁)도 뚫고 나가야 한다. 부지런한 농사꾼에게는 좋은 땅, 나쁜 땅이 없다. 모든 일은 자기하기에 달렸으므로 조건을 탓하지 말자. '은빛으로 빛나는 산과 쇳덩어리처럼 단단한 벽'도 인과법칙이면 뚫고 나갈 수 있다. 조리로 물푸듯 헛되고 어리석은 짓은 떠나보내고 옳고 그름을 가려가며 살아가자. 단점 가운데서도 장점을 찾아내면 버릴 사람 없고, 장점 가운데서도 단점만 찾아내면 쓸 사람 하나 없다. 밝은 마음은 태..

최고의 교육

최고의 교육 자녀에 대해 주변에서 많이 듣는 이야기가 있다면 “아이가 엄마 아빠를 쏙 빼닮았네요.”라는 말일 것입니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부모는 자녀에게 본보기가 되고 자녀는 부모의 행동과 태도 심지어 표정과 말투까지 닮아갑니다. 자녀는 부모의 모습을 닮아가기 때문에 부모로 살아간다는 것은 두렵고도 떨리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슈바이처 박사는 자녀 교육에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첫째도 본보기요, 둘째도 본보기요, 셋째도 본보기다.” 자녀는 가르치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보는 대로 산다는 평범한 진리를 말한 것입니다. 가정 교육과 마찬가지로 학교 교육도 중요합니다. 라틴어로 학교 교육을 ‘In loco parentis’라고 하는데 ‘부모 대신에’라는 의미입니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