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7 6

통도사 자장율사와 금개구리

통도사 자장율사와 금개구리 ​ 통도사의 산내암자인 자장암에는 법당 뒤 절벽 바위에 1천400년 전부터 금개구리가 살고 있다고 전한다. 요즘도 자장암에서 정성들여 기도를 잘하면 볼 수 있다는 이 금개구리는 자장율사가 통도사를 세우기 전, 석벽 아래 움집을 짓고 수도하고 있을 때 나타났다고 한다. 어느 날 저녁 자장율사는 공양미를 씻으러 암벽 아래 석간수가 흘러나오는 옹달샘으로 나갔다. 바가지로 막 샘물을 뜨려던 스님은 잠시 손을 멈췄다. “웬 이럴 수가. 아니 그래 어디 가서 못 놀아서 하필이면 부처님 계신 절집 샘물을 흐려놓는고.” 스님은 샘에서 흙탕물을 일으키며 놀고 있는 개구리 한 쌍을 두 손으로 건져 근처 숲속으로 옮겨 놓았다. 다음날 아침. 샘가로 나간 자장스님은 개구리 두 마리가 다시 와서 놀고..

유대교의 생명력과 선원청규 제정

유대교의 생명력과 선원청규 제정 ​ 참으로 희한한 종교가 있다. 유대교가 그것이다. 별로 심오한 내용을 담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존속해 왔다는 것이 신기하고, 최근 급증하고 있는 서구 불교도의 중심세력이 유대인들라는 점에서 고맙기도 하다. 구약성경에 해당하는 《토라(Torah)》와 함께 유대인들이 생활지침서로 사용 하는 《탈무드(Talmud)》의 경우 '신앙과 철학이 담겨 있는 종교서적'이라기보다 '처세와 상술을 가르치는 우화집'이다. 이스라엘 멸망 이후 유럽에 이주했으나 기독교로 개종하기를 거부한 유태인들은 신분의 제약을 받아 농공업에 종사할 수도 없었고 관료가 될 수도 없었기에, 본의 아니게 고리대금업이나 전당포업과 같이 '천박한 금융업'에 종사하면서 생 계를 유지해왔다고 ..

사참과 이참

사참懺과 이참理懺의 두 가지 구원 사람은 도에 뜻을 두고 살아야 하는데, 보통 죄를 지어 오히려 극악의 길을 걷기 쉬운 것이 현실인 것같다. 그렇다면 극악한 죄악도 구원받을 수 있을까? 종교에서 구원의 문제는 가장 중요한 주제이기도 하다. 구원받을 수 있는 길은 크게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사참事懺이요, 다른 하나는 이참理懺이다. 사참이란 밖으로 참회하는 것으로, 자기가 무의식적으로 죄를 범했을 때 부처님 앞이나 선지식앞에 자신의 잘못을 낱낱이 밝히고 서광瑞光을 보거나 인정을 받는 것이다. ​ 반면 이참은 죄란 본래부터 없다는 것을 마음으로 관조하여 설령 1백년 동안 지은 죄라고 할지라도 한 생각으로 없애는 것이다. 일종의 관법 수행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죄가 어디로부터 나오는가? 죄는 망상으로..

이 나라의 철부지들

이 나라의 철부지들 ​ 현재 정부 요직에 오른 이웃종교인들에게 묻는 말이다. 중동을 포함하여 서구의 역사를 피로 물들인 종교분쟁의 역사를 아는가? 11세기 말부터 근 200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악명 높은 '십자군 전쟁', 독일 인구 가운데 무려 3/4을 줄어들게 했다는 가톨릭과 개신교 간의 '30년 전쟁', 아우슈비츠의 홀로코스트에서 절정을 이룬 기독교도들의 유태인 학살, 북아일랜드의 가톨릭과 영국 성공회 간의 처절한 종교분쟁 등 이루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살상을 할 경우 형법에 의거한 처벌을 받기에 유럽에서와 같이 타종교인에 대 한 대규모 살육을 자행하지는 못했겠지만, 8,15광복 이후 '우리 민족을 해방시켜 준 은혜의 나라'인 미국의 정치적, 문화적, 경제적 위력을 배경 ..

사랑을 이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사랑을 이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봄이 갔다 싶으면, 어김없이 집 안 가득 뭉근하게 익어가는 딸기 향이 났습니다. 초여름을 앞둔 엄마의 장바구니는 늘 상처 받은 딸기로 가득했죠. 빈병들에 딸기가 잼으로 채워질 때면, 어김없이 봄이 끝났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딸기잼은, 옆집으로, 친구의 집으로, 외할머니댁으로 보내졌습니다. 한 번은 “엄마, 나 이 냄새 싫어. 근데 딸기잼은 왜 이렇게 많이 만들어?“ 철없는 어린 딸의 투정에, 엄마는 잠시 망설이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외할머니가 엄마가 만든 딸기잼을 좋아하셔.” 나이가 들어서야 알게 됐습니다. 뭉근하게 익어 가는 딸기의 향은 엄마의 외로움의 냄새였을 것이라는 걸요. 외로움은 인간의 본능입니다. 하지만 그 외로움을 대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죠...

악어와 악어새

악어와 악어새 자연의 공생관계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악어와 악어새(이집트물떼새)를 말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날씨 좋은 날 햇볕을 쬐던 악어가 기분 좋게 입을 벌리고 있으면 악어새가 입안으로 날아 들어와 악어 이 사이에 낀 음식 찌꺼기를 쪼아 먹는다고 합니다. 그러면 악어새는 배를 채우고 악어는 이빨을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어 서로 도움이 되는 공생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지 않습니까? 악어의 이빨은 아주 듬성듬성하게 나 있어서 그 사이에 음식물이 낄 것 같지도 않으며 악어는 평생 3,000개가 넘는 이빨을 교환하므로 악어새와 같은 이빨 청소부가 필요하지 않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둘 사이의 공생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오해가 생겼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