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2 4

할머니의 철학

할머니의 철학 빈 병을 현관 앞에 내놓자 마자 그 할머니가 다녀가십니다. 이 동네에 이사 와서 바로 오시기 시작했으니까 벌써 수년 째 마주치는 할머니입니다. 처리하기 곤란한 재활용품을 치워주니 고맙다는 생각도 들지만 남루한 옷차림의 할머니에게서 지저분함이 묻어올 것 같아 아이들에게 접근조차 하지 말라고 일렀습니다. 수년째 마주치면서 인사 한 번 하지 않았습니다. 빈 병, 빈 상자로 생계를 이어가는 할머니가 혹시나 다른 것을 요구할까 봐 하는 걱정이 앞서서 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초인종 소리가 나서 문을 열어보니 그 할머니였습니다. "무슨 일이세요?" 저는 앞뒤 상황을 알지도 못한 채 불편한 기색부터 드러냈습니다. ​"이거..." 할머니는 만원짜리 지폐 한 장을 내밀었습니다. 물끄러미 쳐다보..

누가 밥 좀 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날

누가 밥 좀 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날 내가 먹을 밥이라고 해도 매 끼니 해먹는다는 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식사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당연히 생기곤 하는데요. 감기에 심하게 걸려서 장을 보러 갈 수도 없고, 외 식을 할 수도 없을 때, 허기진 배를 안고 밤늦게 집에 왔는데 너무 피곤해서 밥 할 힘조차 없을 때 ‘누가 밥 좀 해줬으면 좋겠어!’라는 생각이 드는 날도 많을 것입니다. 매 끼니를 건강하게, 제대로 차려서 먹어야겠다는 부담을 가질필요는없습니다 그런 부담이 오히려 밥을 해먹는 재미에서 떨어지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간편하게 누릴 수 있는 것들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즐기면 좋습니다. 그런 때에 바로 먹을 수 있는 식품이 집에 있으면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습니다. 요즘은 조금 비싸..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낸다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낸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게 사람 마음이라지만, 세상을 살면서 지켜야 할 여섯 가지 마음이 있습니다. 첫 번째 마음은 믿음을 갖고 믿음으로 사람을 상대하는 신심(信心)입니다. 두 번째 마음은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여유로운 큰마음인 대심(大心)입니다. 세 번째 마음은 같은 마음을 갖고 같은 생각을 갖는 동무 같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동심(同心)입니다. 네 번째 마음은 작은 소리와 가르침에도 귀 기울이고 자기 잘못을 되돌아보며 회초리로 자신을 때릴 줄 아는 겸손한 마음인 겸심(謙心)입니다. 다섯 번째 마음은 티끌보다 칭찬을 먼저 발견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아 작은 이를 큰 사람으로 만드는 칭심(稱心)입니다. 여섯 번째 마음은 함께 행동하는 마음을 갖고 함께 생활하고 실천하는 사람..

일발천균ㅣ一髮千鈞

일발천균ㅣ一髮千鈞 ○ 머리카락 한 가닥에 3만 근 ○ 一(한 일) 髮(터럭 발) 千(일천 천) 鈞(서른 근 균) 머리카락 한 가닥에 3만 근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움'을 비유한다. '일발인천균(一髮引千鈞, 머리카락 한 가닥으로 3만 근을 끌다)', '천균일발(千鈞一髮)', '위기일발(危機一髮)'이라고도 한다. '한서(漢書)'의 '매승(枚乘)'전에서 유래했다. '매승'은 '유비(劉비, 유방(劉邦)의 조카로 오(吳)지방의 제후)'의 신하였는데, 그가 반란을 꾀하자 상소를 올렸다. 충신이 무거운 형벌도 피하고 않고 직언하면, 모든 일에 빈틈이 없고 그 공적이 만세에 전해집니다. 저 '매승'은 제 속을 드러내며 우둔한 충정을 바치려 하니, 왕께서는 측은한 마음으로 제 말에 귀기울여 주십시오. 실 한 가닥에..

고사 성어 2024.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