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8 5

통도사 스님을 사모한 처녀

통도사 백운암 ​ 통도사 스님을 사모한 처녀 ​ 언제인지 분명치 않지만 통도사에서 가장 높은 산내암자 백운암에 홍안의 젊은 스님이 홀로 경학을 공부하고 있었다. 장차 훌륭한 강백이 되기를 서원한 이 스님은 아침저녁 예불을 통해 자신의 염원을 부처님께 기원하면서 경 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아직 산기슭 군데군데에 잔설이 남아 있던 어느 봄날, 스님은 여느 날과 다름없이 저녁 예불을 마치고 책상 앞에 단정히 앉아 경을 읽고 있었다. 문든 인기척이 나는가 싶더니 아리따운 아가씨의 음성이 밖에서 들려왔다. “스님, 계십니까?” “뉘신지요?” 문을 연 스님은 이번엔 귀가 아니라 눈을 의심했다. 목소리만큼 아름다운 처녀가 바구니를 든 채 서 있는 것이 아닌가. “늦은 시각, 이렇게 깊은 산중에 웬일이십니까?” ..

불교를 믿으면

불교를 믿으면 부처님 말씀에 이런 말씀이 있다. "불교를 믿으면 이미 생긴 악(惡), 나쁜 것들은 줄어들고 아직 안 생긴 나쁜 것은 안 생기고, 막아지고, 이미 생긴 선(善)은 늘어나고, 아직 발생하지 않은 선은 발생한다." ​ 파사현정(破邪顯正).. 삿된 것을 깨트리고 올바름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고 삿된 것이 깨지는 동시에 올바름이 맞보기로 들어오는 것처럼, 양명한 기운이 들어서서 밝은 빛이 있으면 어둠은 스스로 물러난다. 어둠을 물리치고 빛이 오는 게 아니고, 밝아지면 스스로 어둠은 없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양면성이고 동시성이다. ​ 이 말씀은 8정도의 정진(精進)과 같은 의미의 말씀인데 괴로움도 마찬가지다. 즉 괴로움이 소멸하면 그 상태 그대로 행복인 것이지 따로 무엇이 더 필요한 것은 아닌데 마치..

선(禪)과 교(敎), 승(僧)과 속(俗) 그리고 유발 교학자

선(禪)과 교(敎), 승(僧)과 속(俗) 그리고 유발 교학자 ​ 아직 가보지 못한 어느 장소에 가려고 할 때, 가장 힘을 덜 들이고 그곳에 갈 수 잇는 방법은 이미 그곳에 갔다 온 사람의 조언을 받으며 그곳으로 가는 것이리라. 그러나 그런 조언을 받을 수 없는 경우 우리는 과거의 여행담들을 토대로 지도를 만든 후 그곳을 향해 출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불교 수행에 비교하면 '그곳에 갔다 온 사람'은 '훌륭한 선지식'을 의미하고 '여행담을 토대로 지도를 만드는 작업'은 '교학'을 의미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훌륭한 선지식과 인연이 닿아 그 가르침을 직접 받을 수만 있다면, 어설픈 교학은 수행자들에게 오히려 번거로운 방해물이 될 것이다. 큰스님들께서 당신 문하의 수행자들에게 "경전을 보지 말라."고..

총무원장스님을 모시고 돌아본 중국불교 부흥의 현장

총무원장스님을 모시고 돌아본 중국불교 부흥의 현장 ​ 이지관 총무원장스님께서 십수 년간 이끌어 왔던 가산불교문화 연구원에서 주관하는 '제2차 중국불교성지순례'를 다녀왔다. 주된 목적은 작년 여름에 있었던 제1차 순례 때와 마찬가지로 현재 제 8권까지 출간된 불교사전 《가산대사림》의 원고 집필을 위해 중국 내 전통 사찰과 불적 관련 최신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었지만, 소득은 그 이상이었다. 중국불교의 외형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었다. 중국헌법에 국교가 명시되어 있을 수야 없겠지만, 중국정부는 수년 전부터 불교를 국교에 준하는 종교로 삼고서 근대화와 문화혁명으로 인해 파괴되었던 사찰과 사적지 부흥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방문하는 사찰 가운데 그라인더와 망치 소리가 요란한 곳이 한두 군데가..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보세요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보세요 미국 제34대 대통령이었던 ‘아이젠하워’가 제2차 세계대전 연합군 최고 사령관이었을 때 있었던 유명한 일화입니다. 아이젠하워가 긴급 군사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차를 타고 사령부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폭설로 인해 가던 길이 위험했고, 날씨 또한 상당히 추웠습니다. 그런데 그의 차가 지나가야 할 길가에 한 노부부가 추위에 떨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즉각 참모에게 어떤 상황인지 확인해 보도록 지시하였습니다. 하지만 참모가 아이젠하워에게 말했습니다. “사령관님, 우리는 급히 사령부에 가야 합니다. 이런 일은 경찰이 처리하도록 하시지요.” 그러자 아이젠하워는 다시 말했습니다. “지금 경찰이 오기를 기다리다간 저 노부부는 이 추운 날씨에 얼어 죽고 말 걸세.” 이 노부부는 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