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규선사가 숭산 방오의 토굴에서 살 때, 일찍이 산신을 위해 계를 준 적이 있는데, 하루는 어떤 이인이 높은 관과 넓은 옷깃 차림으로 왔는데 따라온 사람이 아주 많고 걸음걸이가 느긋했으며 큰스님을 뵙겠다고 말했습니다. 스님이 그의 모습을 보니 매우 특이하기에, 그에게 물었습니다. "어진이여 잘 오셨습니다. 무슨 일로 여기 오셨는지요?" 그가 말하기를, "스님께서는 어떻게 저를 아십니까?" 스님이 말하기를, "나는 부처와 중생을 평등하게 한눈에 봅니다. 그러니 어찌 분별하겠습니까?" 그가 말하기를, "저는 이 산의 산신입니다. 사람을 살리고 죽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 스님께서는 한눈에 저를 본다고 하십니까?" 스님이 말하기를, "나는 본래 태어나지 않았는데 당신이 어찌 죽일 수 있습니까?" 산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