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18 5

죄값치르기

벌써 며칠째인지도 모른다. 해우소에 가서 얼굴이 시뻘개지도록 힘을 주지만 도대체 제대로 볼 수가 없는 것이었다. 뱃속이 더부룩한 것이 마른 방귀만 뿡뿡 나올 뿐, 그 동안 뱃속으로 들어가고 필요없는 것들이 나놀 법도 한데 어찌된 일인지 뱃속으로 들어가기만 할 뿐, 밖으로 나오는 것은 며칠째 마음먹은 대로 되어주질 않았다. 추운 해우소에서 엉덩이가 시릴 정도로 한참을 노력해 보았지만 성과가 없었다. 해우소에서 나온 임행자는 배를 슬슬 문지르며 방으로 가다가 방향을 바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골방 쪽으로 걸어갔다. 골방에는 짚을 펴놓고는 그 위에 지난번 딴 감들을 소복소복 얹어 놓았다. 나무에서 막 딴 감은 떫고 입에 엉겨붙어서 무슨 맛인지도 몰랐는데, 며칠 사이 그 감들이 몰랑몰랑한 연시로 변해가고 잇었다...

세가지 어리석음

수백 마리의 아내를 거느린 푸른 공작새 한 마리가 있었다. 어느 날 그는 무리 중에서 매우 아름다운 공작새를 발견하고는 아내로 삼은 후 다른 아내들을 모두 내쫓았다. 그는 아내의 아름다움에 반하여 매일 먹이를 물어다주었다. 그때 그 나라의 왕비가 병이 들어 오랫동안 자리에 누워 있었다. 어느 날 왕비가 꿈을 꾸었는데, 한 노인이 나타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을 알려주었다. "푸른 공작새의 고기를 먹으면 낫게 될 것이오." 꿈에서 깨어난 왕비는 이 사실을 왕에게 알렸다. 왕은 온 나라의 사냥꾼에게 푸른 공작새를 잡으라고 명령했다. 사냥꾼 한 사람이 공작을 잡기 위해 곡식에 꿀을 발라 풀 섶에 뿌려두었다. 마침 푸른 공작이 그것을 발견하고는 아내에게 먹이를 물어다주기 위해 땅에 내려왔다. 그러자 숨어 있..

백리향

6월 18일ㅣ오늘의 꽃 이 름 : 백리향(Thyme) 학 명 : Thymus quinquecostatus 과 명 : 꿀풀과 분 포 : 한국·일본·중국·몽골·인도 서 식 : 높은 산꼭대기나 바닷가의 바위틈 크 기 : 높이 3∼15cm 개 화 : 6월 꽃 말 : 용기(courage) 높은 산꼭대기나 바닷가의 바위틈에서 자란다. 높이 3∼15cm이다. 원줄기는 땅위로 퍼져나가고 어린 가지가 비스듬히 서며 향기가 난다. 잎은 마주나고 긴 타원형이거나 바소꼴이며 길이 5∼12mm, 나비 3∼8mm이다. 양면에 선점(腺點)이 있으며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물결 모양의 톱니가 있고 털이 난다. 꽃은 6월에 분홍색으로 피는데, 잎겨드랑이에 2∼4개씩 달리며 지름 7∼9mm로서 가지 끝부분에 모여 나므로 수상꽃차례같이 보..

춘수모운ㅣ春樹暮雲

○ 봄날의 나무와 해질 무렵의 구름 ○ 春(봄 춘) 樹(나무 수) 暮(저물 모) 雲(구름 운) 봄날의 나무와 해질 무렵의 구름'이라는 뜻으로, 멀리 있는 친구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다. 중국 당(唐)나라 때의 시인 두보(杜甫)의 시에서 유래되었다. 모운춘수(暮雲春樹)라고도 한다. 이백(李白)과 두보는 중국 문학사에서 각각 시선(詩仙)과 시성(詩聖)으로 불리는 위대한 시인들로, 같은 시대에 살았다. 두보는 33세 때 낙양(洛陽)에서 11세 연상의 이백을 만나 교유(交遊)하였다. 이후 두보는 평생 이백과의 우정을 소중히 여기며 그를 그리워하는 시를 여러 편 지었다. 〈춘일억이백(春日憶李白:봄날 이백을 그리워하다)〉이라는 시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이백의 시는 필적할 사람이 없고, 표연한 생..

고사 성어 2022.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