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며칠째인지도 모른다. 해우소에 가서 얼굴이 시뻘개지도록 힘을 주지만 도대체 제대로 볼 수가 없는 것이었다. 뱃속이 더부룩한 것이 마른 방귀만 뿡뿡 나올 뿐, 그 동안 뱃속으로 들어가고 필요없는 것들이 나놀 법도 한데 어찌된 일인지 뱃속으로 들어가기만 할 뿐, 밖으로 나오는 것은 며칠째 마음먹은 대로 되어주질 않았다. 추운 해우소에서 엉덩이가 시릴 정도로 한참을 노력해 보았지만 성과가 없었다. 해우소에서 나온 임행자는 배를 슬슬 문지르며 방으로 가다가 방향을 바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골방 쪽으로 걸어갔다. 골방에는 짚을 펴놓고는 그 위에 지난번 딴 감들을 소복소복 얹어 놓았다. 나무에서 막 딴 감은 떫고 입에 엉겨붙어서 무슨 맛인지도 몰랐는데, 며칠 사이 그 감들이 몰랑몰랑한 연시로 변해가고 잇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