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사의 호암소 옛날 신라시대였다. 지금의 강원도 삼화사에 지혜가 출중한 주지스님이 상좌스님과 함께 수도하고 있었다. 어느 눈 쌓인 겨울날, 저녁 예불을 올리려고 두 스님이 법당으로 향하는데 아리따운 규수와 침모인 듯한 중년 여인이 경내로 들어서고 있었다. 잠시 발길을 멈춘 두 스님은 정중히 합장하며 인사 올리는 두 여인을 맞았다. 「눈길이 험한 늦은 시각에 어떻게 이리 오셨습니까?」 주지스님이 묻자 예의범절이 반듯해 보이는 규수가 조용한 어투로 입을 열었다. 「어머님께서 몹시 편찮으시옵니다. 부처님께 칠일 기도를 올려 어머님의 빠른 쾌차를 빌고자 합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상좌스님은 왠지 가슴이 설레었다. 다소곳이 두 손을 모은 채 말하는 규수의 모습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처럼 아름다워 보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