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조와 몽불산 「시랑. 삼칠일이 다 되었는데도 아무런 영험이 없으니 필시 과인의 덕이 부족한가 보오.」 「마마, 황공하옵니다.」 참으로 성군이 되기 위해 명산대찰을 찾아 간절히 기도하는 이태조의 모습에 시랑은 감격 했다. 창업이전의 그 용맹 속에 저토록 부드러운 자애가 어디 숨어 있을까. 「마마, 옛부터 이곳 무등산에는 백팔나한이 있고 대소암자가 있어 수많은 산신들이 나한에게 공양을 올렸다 하옵니다. 들리는 바로는 오랜 옛날 석가여래 부처님께서 이곳에서 설법을 하셨고, 그 후 제불보살이 설법을 한다 하옵니다. 다시 삼일기도를 올리심이 어떠 하올지요?」 「무학스님 말에 의하면 무등이 보살이라더니, 이 무등산에 부처님의 사자좌가 있단 말인가. 시랑, 그대는 과연 생각이 깊소 그려. 과인은 산신재를 그만 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