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 142

무정 설법 ​

무정 설법 ​ ​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으로 적벽부란 시를 쓴 북송 제1의 시인. 독서가 만권에 달하여도 율을 읽지 않는다며 초유의 필화 사건을 일으켰던 소동파, 자신이 알지 못하는 학문이 없다는 자만심으로 가득 찬 소동파가 성총 선사에게 법을 물었습니다. 성총선사는 다음과 같이 일갈했습니다. "그대는 어찌 유정설법만 들으려 하고 무정설법은 듣지 못하느냐?' ​ 어떻게 하면 무정설법을 들을 수 있을까 하는 일념으로 하산하던 소동파는 마침 계곡 옆을 지나다가 물소리를 듣고 마음이 활짝 열리며, 다음과 같은 오도송을 읊게 됩니다. ​ 溪聲便是長廣舌(계성변시장광설) 계곡의 물소리가 부처님의 음성인데 山索豈非靑淨身(산색기비청정신) 저 산 빛이 어찌 청정법신이 아니런가? 夜來八萬四千揭(야래팔만사천게) 이 밤에 팔만..

단주에 새길 글귀

단주에 새길 글귀 삼귀의, 십선계, 육바라밀 ​ 염주를 수주(數珠)라고도 부른다. 염송(念誦)의 회수를 세는 데 사용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108염주를 많이 사용한다. 불보살의 명호나 다라니를 염할 때, 혹은 삼귀의를 다짐하면서 구슬을 한알씩 넘겨서 다시 처음의 매듭으로 돌아오면 108번을 염한 것으로 계산된다. 염주를 돌리면서 삼귀의를 다짐하면 번뇌가 소멸하고 불행을 예방하며, 부처님의 명호를 염하면 각종 불국정토나 하늘나라에 태어난다고 한다. 염주의 의미와 사용방법 등에 대해 설명하는 《목환자경(木환子經)》에서는 구슬의 수가 108알이 되어야 한다고 설하지만《수주공덕경(數珠功德經)》에 의하면 54알이나 27알이나 14알의 염주도 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108염주에서 반씩 줄여나가는 것이다. 54알..

무애심 무애행

무애심 무애행 마음이 아프더냐? 그러나 좋은 일도 그른 일도 다 지나갈 것이다. 삶이란 나도 모르게 지은 대가를 치르며 사는 것. 그래서 내 앞에 나타난 업연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것이다. ​ 평소에 일어나는 걱정 근심은 지금보다 더 큰 걱정 근심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느끼는 고통과 괴로움은 대체로 비슷할 것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각기 다른 관점에 의해 고통과 괴로움을 느끼는 차이가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돈이 없어서 큰 고통을 느끼는 반면, 어떤 사람은 돈보다 몸이 아파서 고통을 느끼며, 또 어떤 사람은 자존심이 상하여 고통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하고 싶은 것을 못하여 고통을 느낍니다. 돈이 많으면 많은 대로, 건강하면 건강한 대로, 자존심을 채우면 채우는 대로, 하고..

수계의 융통성

수계의 융통성 ​ 불자와 비불자를 가르는 기준은 수계 여부에 있다. 가장 근본적인 계는 삼귀의 계다. 부처님과 가르침과 스님들, 즉 불 · 법 · 승의 삼보를 믿고 의지하겠다는 다짐이다. 삼귀의계를 수지하는 것만으로도 일단 불자가 된다. 그리고 이에 덧붙여 오계를 수지할 수 있다. 오계란 "산 것을 해치지 않겠다"는 불살생계, "남의 것을 훔치지 않겠다.'는 불투오계, "삿된 음행을 하지 않겠다. 는 불사음계,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불망어계,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불음주계의 다섯 가지 윤리 지침이다. 일반적으로 재가불자를 위한 수계식에 참석할 경우 이런 오계를 받게 되는데, 불자가 되고 싶어도 이런 다섯 가지 윤리지침을 다 지킬 수 없을 것 같아서 망설인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대지..

작약의 효능과 사용법

작약의 효능과 사용법 ▶작약은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으로, 뿌리를 한약재로 사용합니다. ▶주로 7월 이후인 여름부터 가을에 채취하며, 작약은 한방에서 불리는 이름으로 '적(積)을 그치는 약(破積)'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적은 배나 가슴에 급작스럽게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병을 말합니다. 결국 백작약은 붉은꽃이피는 작약과 구분해서 하얀 꽃이피는 작약이라는 뜻이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작약이 대부분 붉은 꽃이 피기는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고 흰꽃이나 노란꽃이 피기도 합니다. 흰꽃이나 붉은꽃을 말하는것은 꽃의색깔이 아니라 뿌리를 자르면 붉은빛이 돌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한방에서는 모든 종류의 작약을 약재로 쓰는데 중요한 부위도 뿌리입니다. ▶고문헌에서 작약은「신농본초경」(神農本草..

품위 있는 노인의 12가지 법도

품위(品位) 있는 노인(老人)의 12가지 법도(法道) 우린 하루하루 나이가 들어가고 있습니다. 또 나이 들어가는 만큼 우리가 설 수 있는 자리도 좁아지고 청춘의 푸르름이 사그라지는 만큼 열정도 줄어들어 점점 운신의 폭(幅)도 좁아지고 말도 행동도 더 조심스러워지게 됩니다.하지만 젊음의 패기는 줄어들지 몰라도 살아온 삶이 주는 지혜는 젊은이 못지않습니다. 지금 청춘들이 하고 있는 것들은 이미 아주 오래 전에 우리가 했던 것이고, 그 속에서 우린 지식보다 더 큰 지혜를 터득하고 젊음을 버린 대신에 젊음을 이끌어주는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늙는다는 건 썩 기분 좋은 일이 아닙니다. '너희가 늙어 봤느냐? 우린 젊어봤다' 는 말이 의미하는 건 그저 노년들의 절규가 아니라, 젊음을 뜨겁게 살아..

잃어버린 마패

잃어버린 마패 아주 옛날, 어릴 적부터 한마을에서 같이 자란 똑똑한 두 친구가 있었는데, 성인이 되면서 하나는 고을 원님이 되었고 하나는 암행어사가 되었다. 어느 날 두 사람은 다른 친구들과 함께 술집에서 자리를 같이했는데, 만취된 어사가 원님의 약점을 잡아 호되게 질책을 하였다. 이에 마음이 상한 원님은 친구들 볼 면목이 없어 식음을 전폐하고 누워서 앓고 있으니 가족은 큰 걱정이 되었다. 원님에게는 열다섯 살 된 똑똑한 아들이 있었는데, 아버지의 근심 걱정을 해결해 드릴 사람은 저뿐이니 사정 얘기를 하여 달라고 애결하여 할 수 없이 자초지종을 얘기하였다. 아들은 걱정하지 마시라고 하며 그 술집에 기생을 몇 번 만나고 오더니, 마패를 아버지 앞에 내놓으며 잘 보관하세요. 라고 했다. 한편, 어사는 원님 ..

점장님께는 연애한다고 말하지 말아주세요

점장님께는 연애한다고 말하지 말아주세요 #타인의 연애는 언제나 재밌는 법 21살 때 첫 아르바이트로 초밥 뷔페에서 일했다. 그때 같이 일했던 사람들 중에 가장 눈에 띈 귀엽게 생긴 여자 아르바이트생이 있었다. 낯가림이 심하고 말을 잘하진 않아서 친해지기 어려웠지만 그래도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에 일부러 옆으로 가서 접시 치우는 걸 도와주고 장난을 치면서 일했다. 일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그 애와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졌고 먼저 그 애가 나한테 먼저 장난칠 정도로 많이 친해졌다. 비가 오던 날 퇴근할 시간이 되어서 우산을 들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퇴근 시간이 같았던 그 아이와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게 됐는데 우산을 들고 있는 나를 보고 말했다. “우산 같이 쓰고 가요!” 그 뒤로 우리는 어떻게 됐을까? 나..

인생은 단막극이 아닙니다

인생은 단막극이 아닙니다 연극에서 한 장면이 끝나면 갑자기 불이 꺼집니다. 두터운 커튼이 내려오고 무대가 캄캄해집니다. 커튼 뒤에서 드르륵 바퀴 굴리는 소리, 뭔가 뚝딱거리는 소리도 들립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당황하지 않습니다. 저 커튼 뒤에는 방금 본 장면과는 다른 장면이 무대 위에 설정되고 있음을 관객들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커튼이 올라가고 불이 환하게 들어오면 새로운 장면이 열리고 무대에는 다른 인물이 나옵니다. 전 장면에서 보았던 그 배우가 다른 옷을 입고 다른 가발을 쓰고 다른 사람이 되어있습니다. 같은 사람이 다른 사람이 되었기 때문에 새롭게 웃고 떠들기도 합니다. 단막극은 장면 하나로 다양한 애환을 압축해 전개하지만, 연극은 그 장면이 훨씬 다양합니다. 소망이 없어 보이는 우울한 장..

행복한 마음가짐

행복한 마음가짐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가진 사람은 행복의 주인공이 되고 고난에 굴복하고 희망을 품지 못하는 사람은 비극의 주인공이 됩니다. 좋은 취미를 가지면 삶이 즐겁고 희망차지만 나쁜 취미를 가지면 늘 불행의 불씨를 품고 찡거리고 살게 됩니다. 시련을 견디는 사람은 행복 합격자가 되겠지만 포기하는 사람은 불행한 낙제생이 됩니다. 불행 다음에 행복이 온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행복표를 예약한 사람이고 불행은 끝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불행의 번호표를 들고 있는 사람입니다. 미래를 위해 저축할 줄 아는 사람은 행복의 주주가 되고 당장 쓰기에 바쁜 사람은 불행의 주주가 됩니다. 도움말을 들려주는 친구를 만나면 보물을 얻은 것과 같고 듣기 좋은 말과 잡담만 늘어놓는 친구와 만나면 보물을 빼앗기는 것과 같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