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환경에 집착하지 마라 淸 靜 산사의 여름 오후는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다. 인적은 없고 햇살만 가득한 널찍한 마당을 마주하기 어려울 때는 가끔 음악을 듣는다. 적막한 고요함을 깨뜨릴까봐 음악도 조심스럽다. 산중에 어울리는 음악은 피아노 연주다. 낭랑한 선율 사이로 고요함과 새소리, 바람소리도 들려온다. 엊제부터인가 고요함을 즐기게 되었다. 그런데 옛 스승인 박산무이 선사는 수행자가 환경의 고요함을 찾는 것을 크게 경계한 바 있다. 참선하는 데는 무엇보다 교요한 환경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고요한 환경에 빠지게 되면 사람이 생기가 없고 고요한 데 주저앉아 깨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대개 사람들은 시끄러운 환경을 싫어하고 조용한 곳을 좋아하기 마련이다. 수행자가 항상 시끄럽고 번거로운 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