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물 소리가 자꾸만 유혹을 한다. '우당탕탕' 흘러내려 가는 소리가 '어서 오라' 고 임행자를 부르는 것만 같다. 큰스님과 대중스님들이 수도암이라는 산 속 암자로 모두 떠나고 난 지금, 간혹 들리는 그의 숨가뿐 소리만이 절의 적요를 달래주고 있다. 큰스님과 대중스님들의 방청소를 다 끝내고 마루 끝에 나앉은 그의 발간 얼굴에서는,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아직 채 청소를 끝내지 못한 뒷마루와 앞마루, 그리고 절 앞 뒤 마당을 둘러보는 그의 마음은 자꾸만 계곡 쪽으로 내달리고 있었다. 실은 스님들이 모두 가고 난 뒤 그이 나름대로 세워놓은 계획이 있었다. 산 속으로 올라가 지금쯤이면 알맞게 익었을, 어름(국산 바나나)과 산머루를 잔뜩 따먹고는 시원한 계곡물 속으로 풍덩 뛰어들참이었다. 그런데 그의 속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