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29 5

허망한 꿈

계곡물 소리가 자꾸만 유혹을 한다. '우당탕탕' 흘러내려 가는 소리가 '어서 오라' 고 임행자를 부르는 것만 같다. 큰스님과 대중스님들이 수도암이라는 산 속 암자로 모두 떠나고 난 지금, 간혹 들리는 그의 숨가뿐 소리만이 절의 적요를 달래주고 있다. 큰스님과 대중스님들의 방청소를 다 끝내고 마루 끝에 나앉은 그의 발간 얼굴에서는,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아직 채 청소를 끝내지 못한 뒷마루와 앞마루, 그리고 절 앞 뒤 마당을 둘러보는 그의 마음은 자꾸만 계곡 쪽으로 내달리고 있었다. 실은 스님들이 모두 가고 난 뒤 그이 나름대로 세워놓은 계획이 있었다. 산 속으로 올라가 지금쯤이면 알맞게 익었을, 어름(국산 바나나)과 산머루를 잔뜩 따먹고는 시원한 계곡물 속으로 풍덩 뛰어들참이었다. 그런데 그의 속마음..

말 먹이 보리(6)

왕은 다시 석존에게 도움을 청했다.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데 여기에 머무시어 저에게 여러분이 일생동안의 음식과 탕약과 의복과 침구를 공양 할 것을 허락해 주십시요.』 『왕이여, 아직 해탈(解脫)하지 못한 자가 무수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까운 시일안에 열반(涅槃)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나는 왕의 공양을 받고 이곳에 머물러 있을 수가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러하시다면 그저 七년, 그것도 안 되신다면 七개월, 혹은 七일 동안이라도 공양을 받아주십시요.』 그러나 석존은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으셨다. 왕은 또다시 애걸했다. 『세존이시여! 그러하시다면 내일만이라도 궁중에서 제게 자그마한 공양을 바칠 것을 용납해 주십시요.』 석존은 이 청원마저 물리친다면 왕은 반드시 더러운 피를 토하고 죽어버릴 것이..

한 번은 속일 수 있지만

옛날 어떤 수행자가 계율을 어겨 교단에서 쫓겨났다. 그는 절에서 쫓겨난 후 길가에 앚아 슬피 울고 있다가 귀신을 만났다. 그 귀신 역시 죄를 저지르고 염라대왕에게 쫓겨난 신세였다. 먼저 귀신이 다가가 수행자에게 물었다. "왜 우는가?" "절에서 쫓겨났습니다." "쯧쯧, 나와 같은 신세로군." 문득 귀신은 수행자의 처지에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꼈다. 그래서 귀신은 수행자에게 동업할 것을 제의했다. "내가 너를 도와서 많은 사람들이 공양을 하도록 만들겠다." "누가 저 같은 파계승에게 공양을 바치겠습니까?" "걱정할 것 없다. 다만 너는 공양을 받을 때마다 나에게 반을 나누어주면 된다." 수행자가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자 귀신이 말했다. "내 왼쪽 어깨에 올라타거라. 사람들의 눈에는 너만 보이고, 나는 보이지..

토끼풀

5월 29일ㅣ오늘의 꽃 이 름 : 토끼풀(Clover) 학 명 : Trifolium repens 과 명 : 콩과 분 포 : 전세계 서 식 : 들, 산야 크 기 : 높이 20∼30cm 개 화 : 6~7월 꽃 말 : 쾌활(cheerful) 작은잎이 4개 달린 것은 희망, 신앙, 애정, 행복을 나타내며 이것을 찾은 사람에게 행운이 깃들인다는 전설이 있다. 꽃은 6∼7월에 흰색으로 피고 긴 꽃줄기 끝에 산형꽃차례로 달려서 전체가 둥글다. 꽃자루는 길이 10∼20cm이고 꽃받침조각은 끝이 뾰족하다. 꽃은 시든 다음에도 떨어지지 않고 열매를 둘러싼다. 열매는 협과로서 줄 모양이고 9월에 익으며 4∼6개의 종자가 들어 있다. 유럽 원산이며 목초로 심던 것이 번져나와 귀화식물로 야생화하였다. 작은잎이 4개 달린 것은 ..

퇴피삼사ㅣ退避三舍

○ 물러나 90리를 피하다라는 뜻 ○ 退(물러날 퇴) 避(피할 피) 三(석 삼) 舍(삼십리 사) '물러나 90리를 피하다'라는 뜻으로, 다른 사람과 다투지 않거나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여 물러나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다. 중국 춘추시대의 진(晉)나라 문공(文公)의 고사(故事)에서 유래되었다. 사(舍)는 옛날에 군대가 보통 하루에 행군하는 거리인 30리를 말한다. 춘추시대의 진나라 헌공(獻公)은 애첩의 이간질에 속아 태자인 아들 신생(申生)을 죽이고, 신생의 동생인 중이(重耳)마저 죽이려 하였다. 중이는 진나라에서 도망쳐 이후 19년 동안이나 타국을 떠돌아다녔다. 중이가 초(楚)나라에 갔을 때, 성왕(成王)은 중이가 나중에 반드시 큰 인물이 되리라는 것을 알아 보고 예를 다하여 맞이하고는 귀빈으로 대접하..

고사 성어 2022.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