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26 7

지눌이 설한 신심(信心)에 대하여

고려 중기의 지눌(知訥)은 자신의 저서 ‘진심직설(眞心直說)’에서 신심(信心)을 조사문(祖師門)과 교문(敎門)의 두 가지로 나누어서 설하였다. 지눌은 교문에서 신심은 주로 사람과 천인으로 하여금 인과(因果)를 믿게 하되, 복락을 좋아하는 이는 십선(十善)을 닦으면 인간과 천상계에 태어나는 결과가 있게 된다는 것을 믿고, 공적(空寂)한 것을 좋아하는 이는 사제(四諦)의 법문을 믿으며, 불과(佛果)를 좋아하는 이는 육바라밀(六波羅蜜)을 닦아야 열반을 성취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는 신심에 대해 중생의 근기(根機)에 따른 믿음의 차이를 두고 있다. 그러나 지눌은 조사문에서 신심은 자기가 본래 부처요, 천진한 자기 본성이 사람마다 갖추어져 있으며, 열반의 묘한 체(體)가 개개의 법에 원만히 갖추어져 있다는 것을..

卍 ~불교 상식 2022.05.26

말 먹이 보리(4)

아난이 여기까지 얘기했을 때, 마침 보리가 다 익었다. 그녀는 아난의 발밑에 꿇어앉아 합장하고 이렇게 발원(發源)했다. 『부처님의 보리를 삶아드린 공덕으로 부디 내세에는 전륜성왕의 여보로 태어나게 해주십시요.』 아난은 처녀로부터 삶은 보리를 받아가지고, 석존께 돌아와 이것을 바쳤다. 그러자 석존은, 『아난아, 이 보리를 요리한 것은 누구냐?』 라고 물으셨다. 『예, 어떤 바라문의 처녀옵니다.』 『아난아, 너는 그 처녀에게 어떤 얘기를 하였느냐?』 아난은 있었던 일을 그대로 말씀드렸다. 그러자 석존은, 『무엇 때문에 부처님의 공덕을 설하지 않았느냐?』 『세존님! 저는 부처님의 공덕은 너무나 깊어서, 그 처녀는 알지 못하리라고 생각되었으므로 전륜성왕의 덕을 말했던 것입니다.』 『아난아, 너는 잘못했다. 만일..

까마귀와 요리사

어떤 요리사가 부엌에 조롱을 걸어두었는데, 비둘기 한 마리가 찾아와 그곳에 둥지를 틀었다. 며칠 후 까마귀 한마리가 요리사의 부엌에 찾아들었다. 사방을 살펴보던 까마귀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부엌 곳곳에 온갖 맞있는 먹이들이 가득 쌓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까마귀는 그곳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그는 비둘기와 함께 살기로 하고, 이튿날부터 비둘기를 졸졸 따라다녔다. 비둘기가 까마귀에게 말했다. "왜 나를 따라다니는 거지? 네 먹이는 나와 다르잖아?' "네가 먹이를 찾을 때 함께 찾으면 좋잖아." 그리하여 까마귀는 비둘기가 먹이를 찾는 동안 소똥을 파헤쳐 구더기를 쪼아 먹었다. 저녁이 되어 비둘기가 까마귀를 데리고 돌아오자 요리사는 반가이 맞으며 말했다. "친구를 데려왔구나." 요리사는 까마귀를 위해 조롱 하나..

우리 아이와 ‘제대로’ 노는 방법

아이들에게 놀이는 신체기능 발달, 지능 발달, 사회성 발달에 도움을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이들이 할 일은 ‘잘 노는 것’이라는 말이 있듯 대부분의 시간을 놀이로 보내는 우리 아이를 위해 엄마 아빠가 함께 아이와 제대로 놀아 보는 것은 어떨까요? ● 아이와 함께 적극적으로! 놀이의 주체는 당연히 ‘아이’가 되어야 하지만 아이와 함께 즐겁게 놀아야 합니다. ‘놀아 주는 것’이 아닌 ‘함께 놀기’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놀이에 참여해주세요. ● 놀이는 학습이 아닌 교감! 아이와 놀 때 자신도 모르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A는 이렇게 해야지! B는 저렇게 하는 거야! 라는 식의 대화는 금물!! 아이는 분명 놀이를 통해 다양한 것을 배우게 되지만 스스로 체감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또 ..

내려놓음 끝에 행복이 있다

한 젊은이가 지혜 있는 노인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저는 지금 매우 힘든 삶을 살고 있습니다. 매 순간 스트레스로 인해 너무나도 힘이 듭니다. 행복해지는 비결을 가르쳐주십시오.” 이 말을 들은 노인이 젊은이에게 가방을 건네며 말했습니다. “지금은 정원을 가꿔야 하니 기다려 주게나. 그리고 이 가방을 좀 들고 있게.” 가방에 무엇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크게 무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가방이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깨가 쑤셔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노인은 계속해서 일하고 있어서 젊은이가 노인에게 물었습니다. “어르신, 이 가방을 언제까지 들고 있어야 합니까?” 그러자 노인이 젊은이를 쳐다보며 조용히 말했습니다. “젊은이, 가방이 그렇게 무거웠으면 내려놓으면 되지!” 바로 그 순간 젊은이..

일심삼관ㅣ一心三觀

○ 일심에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다는 것 ○ 一(한 일) 心(마음 심) 三(석 삼) 觀(볼 관) 자기(自己)의 마음속에 공(空), 가(假), 중(中)의 삼제가 있음을 알고, 생사(生死), 번뇌(煩惱)의 경지(境地)에서 벗어나, 열반(涅槃), 보리에 들어가는 도(道)를 닦는 일. 천태종에서 일심에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다는 것을 공가중의 세 가지 측면에서 관하는 불교교리. 관법 공관(空觀)·가관(假觀)·중관(中觀)이라고도 약칭하며, 공가중(空假中) 삼관이라고도 한다. 이때의 삼관은 『보살영락본업경(菩薩瓔珞本業經)』의 종가입공이제관(從假入空二諦觀)· 종공입가평등관(從空入假平等觀)·중도제일의제관(中道第一義諦觀)을 바탕으로 하여 정립한 것이다. 공관은 삼라만상이 모두 공무(空無)하므로 한 물건도 실재하는 것이 ..

고사 성어 2022.05.26

문자향서권기ㅣ文字香書卷氣

○ 문자의 향기와 서책의 기운, 고결한 품격 ○ 文(글월 문) 字(글자 자) 香(향기 향) 書(글 서) 卷(책 권) 氣(기운 기) 쓴 글에서는 문자의 향기(文字香)가 느껴지고 마주 대하면 책의 기운(書卷氣)이 풍긴다. 대체 어떤 사람이 이런 경지에 도달할까. 이 말을 처음 쓴 사람이 秋史(추사) 金正喜(김정희, 1786~1856)라면 절로 수긍이 간다. 조선 후기 실학의 대표로 茶山(다산)을 꼽는다면 문화예술계의 대표인물로는 秋史體(추사체)로 이름난 추사를 앞세우는 사람이 많다. 그는 친구에 쓴 편지에서 ‘나는 평생 열 개의 벼루를 밑창 내고, 천 자루의 붓을 몽당붓으로 만들었다’고 했을 정도니 말이다. 그만큼 글을 많이 썼지만 가슴 속에 만권의 책이 들어 있어야 그것이 흘러 넘쳐서 그림과 글씨가 된다고..

고사 성어 2022.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