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 169

이 나라의 철부지들

이 나라의 철부지들 ​ 현재 정부 요직에 오른 이웃종교인들에게 묻는 말이다. 중동을 포함하여 서구의 역사를 피로 물들인 종교분쟁의 역사를 아는가? 11세기 말부터 근 200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악명 높은 '십자군 전쟁', 독일 인구 가운데 무려 3/4을 줄어들게 했다는 가톨릭과 개신교 간의 '30년 전쟁', 아우슈비츠의 홀로코스트에서 절정을 이룬 기독교도들의 유태인 학살, 북아일랜드의 가톨릭과 영국 성공회 간의 처절한 종교분쟁 등 이루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살상을 할 경우 형법에 의거한 처벌을 받기에 유럽에서와 같이 타종교인에 대 한 대규모 살육을 자행하지는 못했겠지만, 8,15광복 이후 '우리 민족을 해방시켜 준 은혜의 나라'인 미국의 정치적, 문화적, 경제적 위력을 배경 ..

사랑을 이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사랑을 이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봄이 갔다 싶으면, 어김없이 집 안 가득 뭉근하게 익어가는 딸기 향이 났습니다. 초여름을 앞둔 엄마의 장바구니는 늘 상처 받은 딸기로 가득했죠. 빈병들에 딸기가 잼으로 채워질 때면, 어김없이 봄이 끝났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딸기잼은, 옆집으로, 친구의 집으로, 외할머니댁으로 보내졌습니다. 한 번은 “엄마, 나 이 냄새 싫어. 근데 딸기잼은 왜 이렇게 많이 만들어?“ 철없는 어린 딸의 투정에, 엄마는 잠시 망설이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외할머니가 엄마가 만든 딸기잼을 좋아하셔.” 나이가 들어서야 알게 됐습니다. 뭉근하게 익어 가는 딸기의 향은 엄마의 외로움의 냄새였을 것이라는 걸요. 외로움은 인간의 본능입니다. 하지만 그 외로움을 대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죠...

악어와 악어새

악어와 악어새 자연의 공생관계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악어와 악어새(이집트물떼새)를 말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날씨 좋은 날 햇볕을 쬐던 악어가 기분 좋게 입을 벌리고 있으면 악어새가 입안으로 날아 들어와 악어 이 사이에 낀 음식 찌꺼기를 쪼아 먹는다고 합니다. 그러면 악어새는 배를 채우고 악어는 이빨을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어 서로 도움이 되는 공생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지 않습니까? 악어의 이빨은 아주 듬성듬성하게 나 있어서 그 사이에 음식물이 낄 것 같지도 않으며 악어는 평생 3,000개가 넘는 이빨을 교환하므로 악어새와 같은 이빨 청소부가 필요하지 않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둘 사이의 공생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오해가 생겼을까요?..

프레임의 법칙

프레임의 법칙(Frame law) 똑같은 상황이라도 어떠한 '생각의 틀'을 갖고 상황을 해석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행동이 달라진다는 법칙이다. 어느 선생님이 매일 지각을 하는 학생에게 회초리를 들었습니다.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날마다 지각을 하는 것을 보고 그 학생이 괘씸해서 회초리를 든 손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회초리를 든 다음 날 아침, 그 선생님은 차를 타고 학교에 가다가 늘 지각하는 그 학생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한 눈에 봐도 병색이 짙은 아버지가 앉은 휠체어를 그 학생이 밀고 요양시설로 들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순간 선생님은 가슴이 서늘해졌습니다. 지각은 곧 불성실이라는 생각에 이유도 묻지 않고 무조건 회초리를 든 자신이 부끄러웠고 자책감이 들었습니다. 가족이라고는 아버지와 단 둘 뿐이..

당신의 따뜻한 목소리

따뜻한 목소리... 열두 살 아들과 함께 급히 지하철을 갈아타다가 아이는 미처 타지 못하고 저만 전동차에 올라탄 적이 있었습니다. 멀어지는 아이의 모습... 아들에게는 가벼운 자폐 증세가 있었습니다. 혹시나 이렇게 생이별을 하게 되는 건 아닌가 너무 놀라고 당황한 저는 얼른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민아, 네 옆에 아줌마 계시지?" 혹시 그쪽 승강장에 아주머니 한 분은 계시지 않을까 하는 절박한 생각에서 나온 말이었습니다. "여보세요, 무슨 일이지요?" 순간, 거짓말처럼 한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다급했던 저는 아들과 함께 전철에 타달라고, 다음 정거장 앞에서 기다리겠다고 간곡하게 부탁했습니다. "아이고, 걱정말고 기다려요. 내가 꼭 내려줄게요."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아주머니의 대답에..

통도사 구룡지 용혈암

통도사 구룡지 용혈암 ​ 통도사 대웅전 뒤에 있는 연못이 바로 구룡지이며, 용혈암은 통도사 입구 무풍교 근처에 있다. 옛날 자장율사가 중국 당나라에서 불법을 배우고 본국으로 돌아와 통도사를 지으려고 하던 즈음이었다. 그 당시는 통도사 터는 큰 연못이었는데, 이 못에는 아홉 마리의 용이 살고 있었다. 스님은 마음을 가다듬고 주문과 경을 읽으며 아홉 마리의 용에게 조용히 이 못을 떠나달라고 청하였으나 용들이 일절 응하지 않자, 법력으로 아홉 마리의 용과 결투를 벌이게 되었다. 이 싸움에서 견디지 못한 용들은 제각기 앞 다투어 달아나기 시작했는데, 마리의 용은 달아나다가 커다란 바위에 부딪혀 떨어져 죽었다. 당시 부딪힌 바위에 용의 피가 낭자하게 묻게 되어서 후세사람들이 이 바위를 용혈암(龍血巖)이라고 부르게..

자신을 모르면

자신을 모르면 자기를 알지 못하면 고통 속에 살게 된다 자신이 누구 인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고 알아차리야 한다. 자신을 살피는 공부가 지속되면 천천히 업식이 변하여 가고 업장이 변하여진다. 지혜는 책장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무명과 무지를 걷어내지 못하여 자성의 밝은 지혜를 가지고도 일지 못하여 가리고 있는 것이다. 괴로움과 고통의 원인은 무지와 미혹함에서 생긴 것이다. 고통의 원인 인과의 이치를 알지 못하면 탐, 진, 치. 삼독에 빠저 해어 나지를 못해 괴로운 것이다. ​모든 괴로움은 인과에 의해서 발생한다. 인연을 반연하여 고와 락이 갈라지고 또 다른 연기로 인해 행 불행이 벌어진다. 고통은 원인에 의해 생기고 고통은 원인을 언제나 수반한 것이다. 고통이 없으면 행복도 없다. 행복이 있으면 ..

조상 천도

조상 천도 매달 지장재일을 천도하는 날로 정해서 조상 천도의 효심을 실천에 옮기는 행을 하고 있습니다. 죽은 영혼도 생명이요, 살아있는 육신을 가지고 있는 것도 생명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육체가 없는 속에서 하나의 움직이는 기가 있는데, 움직이는 신령스러운 그 기운은 육체가 있고 없고 하는데 관계가 없습니다. 그래서, 잠자는 속에서도 꿈에 멀리 달아나기도 하고, 몸이 없이도 허공에 날기도 하고, 먼 지방에 가기도 하고, 꿈에 산삼도 캐고 금도 줍기도 하지만, 그게 몸뚱이 하고는 관계가 없는 것입니다. 몸뚱이는 가만히 있는데 사방에 가거든요. 그래서, 영혼을 천도하는 것이 이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 복과 덕을 심는 데는 최상이라 했습니다. 항상 복을 받고 잘 살려면 천도를 잘해주라고 했습니다. ​ 우리가 눈..

진정한 종교란 무엇인가

진정한 종교란 무엇인가 ​ 얼마 전 TV에서 본 장면이다.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취재하는 이스라엘의 한 작은 언론사를 운영하는 기자들에 대한 얘기였다. 서너 명의 기자들이 중무장을 한 이스라엘 병사들이 지키는 초소에 도착하였다. 지척에 있는 곳인데 초병들이 이런 저런 핑계로 시간을 끄는 바람에 기자들은 반나절이 지나서야 겨우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도착하였다. 항상 그랬다고 했다. 그리곤 그 전날 있었던 이스라엘 공군기의 폭격으로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 취재를 시작했다. 몇 명이 죽었는지, 누가 죽었는지, 어디를 다쳤는지, 어떤 일을 하다가 다쳤는지. 지금의 심경이 어떤지······,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울먹이며 그 모든 물음에 대답을 했다. 취재에 무척 협조적이었다. 그 기자들이 자신들의 처절..

불자의 조직화

불자의 조직화 ​ 이 시대의 불교인들이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제가 있다. 불자들을 조직화하는 일이다. 이는 자등명, 법등명'하라는 부처님의 유훈에는 어긋나는 일일지 몰라도 조직화 된 셈족의 종교(semetic Religion)의 공격으로부터 부처님의 가르침을 보호하고 보전하기 위한 정당방위의 방편이다. 기독교, 이슬람교, 유태교와 같은 셈족의 종교는 '순수한 종교'라기 보다는 '종교의 이름을 내건 사회조직이다'이다. 독단적 이념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이다. 전철이나 거리에서 '예수지옥, 불신천국'을 외치는 그들에게서 우리는 6.25즈음하여 붉은 완장을 찼던 공산당원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고, 히틀러에게 충성을 다했던 나치스의 모습을 본다. 그러나 조직에 대한 이들의 충성심은 결코 종교심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