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비닐목도리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시장 어귀에 줄줄이 늘어선 좌판들 틈에 어머니의 생선가게가 있습니다. 가게라지만 사실 바람막이 하나 없는길목에 생선박스를 내려놓고 오늘도 힘껏 소리치십니다. 어머니는 탁탁 생선을 토막내 손님들에게 팔았습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생선을 두어 상자씩 받아다 팔아 자식 다섯을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셨습니다. "한마리 사..싸게 줄게. 고춧가루 팍팍 풀고 맛나게 끓여 드셔." "아주머니, 많이 파세요." 단골이 하나둘씩 늘어났지만 궁색한 형편을 벗어날 순 없었습니다. 추운 겨울 길거리에서 어머니를 따뜻하게 해 줄만한 것은 연탄 의자뿐이었습니다. 당신은 그렇게 변변한 외투 하나 없이 한데서 겨울을 났고 감기가 떨어질 새 없었지만, 자식들 앞에선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