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 174

감사의 기억으로 씨앗을 뿌려라

고등학생 때만 해도 평범한 중산층 가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운영하던 공장이 부도를 맞게 되었고 그 이후 평생 전업주부로 살아오신 어머니는 파출부로 일하셔야 했습니다. 아버지는 채권자들을 피해 도망 다니는 상황이 되어버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됐습니다. 그렇게 힘겹던 시간이 지나고 저는 행복한 가정을 꾸렸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어머니를 모시며 살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언제부터인가 무료 급식소에서 자원봉사를 하시는데 때로는 저희 아이를 데리고 갑니다. 식사하러 오는 사람 중에 노숙인도 있다 보니 혹여나 저희 아이에게 해가 될까 싶어 어느 날 나도 모르게 어머니에게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어느 명절날, 어머니는 당신이 봉사하는 곳으로 저를 데려가셨습니다. 구석..

연미지급ㅣ燃眉之急

연미지급ㅣ燃眉之急 ○ 눈썹에 불붙은 듯이 위급하다. ○ 燃(탈 연) 眉(눈썹 미) 之(갈 지) 急(급할 급) ‘눈썹에 불이 붙는다’는 표현이 있다. 예기치 않은 큰 걱정거리가 닥쳐 매우 위급하게 된 것을 이른다. 눈과 가장 가까운 눈썹까지 위험을 느끼게 되면 막다른 곳에 몰린 것으로 이에 비유한 성어가 많다. 禪(선)의 대의를 밝힌 입문서라 하는 五燈會元(오등회원)에서는 불이 눈썹을 태우는 것이 가장 화급하다며 火燒眉毛(화소미모)라 했다. 눈썹에 불이 붙은(燃眉) 듯이 위급하다(之急)는 이 성어도 여기에서 나와 燒眉之急(소미지급)이나 焦眉之急(초미지급) 등의 비슷한 말이 더 만들어졌다. 落眉之厄(낙미지액)이나 焦眉之厄(초미지액)에도 눈썹이 들어간다. 중국 삼국시대의 吳(오)나라에 張昭(장소)라는 모사가 ..

고사 성어 2022.11.23

나 홀로 소녀, 예진이

제 이름은 예진(가명)이고, 이제 17살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언제나 혼자였습니다. 엄마는 마음에 병이 있어 제가 태어나고 얼마 후부터 지금까지 병원에 계십니다. 아빠는 알코올 중독으로 늘 술만 마셨습니다. 한 번 술을 마시러 가면 집에 며칠씩 안 들어오시기도 했습니다. 너무 어려서 기억이 나지 않는 시절부터 저는 늘 혼자였습니다. 나 홀로 집에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가끔은 너무 무서워서 혼자 엉엉 울기도 했습니다. 집에 있는 음식을 아무거나 먹다가 배탈이 나기도 했고, 먹을 음식이 없어서 굶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친구들보다 너무 작고 말라 있었습니다. 자신감이 없다 보니 늘 고개를 숙이고 다녔습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언제나 혼자였습니다. 중학생이 될 때까지 간식도 용돈도 받아 ..

지어지앙ㅣ池魚之殃

지어지앙ㅣ池魚之殃 ○ 연못 속의 물고기의 재앙, 화가 엉뚱한 곳에 미침 ○ 池(못 지) 魚(물고기 어) 之(갈 지) 殃(재앙 앙) 연못에 사는 물고기의 재앙(災殃)이란 뜻으로, 아무런 상관(相關)도 없는 데 재앙(災殃)을 입었다는 뜻 중국 春秋時代(춘추시대)때 대국 齊(제)와 楚(초)나라 사이에서 괴로움을 겪었던 藤(등)나라의 고초를 일컫는 間於齊楚(간어제초) 그대로다. 같은 뜻을 나타내는 비유가 숱하다. 그 중 가만히 있어도 강자끼리의 싸움에서 피해를 입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鯨戰蝦死(경전하사)가 있다. 연못에서 한가로이 사는 물고기(池魚)가 이웃에 난 불을 끄기 위해, 또는 무엇을 찾기 위해 물을 퍼 올린다면 엉뚱하게 화를 입는(之殃) 이 성어도 마찬가지 뜻이다. 殃及池魚(앙급지어)라고..

고사 성어 2022.11.22

배중사영ㅣ杯中蛇影

배중사영ㅣ杯中蛇影 ○ 술잔 속에 비친 뱀의 그림 ○ 杯(술잔 배) 中(가운데 중) 蛇(뱀 사) 影(그림자 영) 술잔 속에 비친 뱀의 그림자, 쓸데없는 의심을 품고 스스로 고민함의 비유 진(晉:265∼316) 나라에 악광(樂廣)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집이 가난하여 독학을 했지만 영리하고 신중해서 늘 주위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으며 자랐다. 훗날 수재(秀才)로 천거되어 벼슬길에 나아가서도 역시 매사에 신중했다. 악광이 하남 태수(河南太守)로 있을 때의 일이다. 자주 놀러 오던 친구가 웬일인지 발을 딱 끊고 찾아오지 않았다. 악광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를 찾아가 물어 보았다. "아니, 자네 웬일인가? 요샌 통 얼굴도 안 비치니……." 그 친구는 이렇게 대답했다."저번에 우리가 술을 마실 때 얘길세...

고사 성어 2022.11.22

노화를 늦추는 정말 쉬운 방법 한발서기

🍒 노화를 늦추는 정말 쉬운 방법 '한 발 서기' 🍒 "노화는 다리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하체근육 쇠약이 생각보다 더 빨리 진행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르면 50대부터 관찰된다는 것이다. 미국 듀크대학연구팀은 30대에서 100세까지의 성인남녀 775명에게 기초체력과 지구력 테스트를 실시했다. 걷기, 한발로 서기, 의자에서 일어서기 등 간단한 신체활동 위주로 테스트가 이뤄졌다. 그 결과, 가장 먼저 쇠퇴하는 것은 '한발로 서기'와 '의자에서 일어나기'로 50대부터 시작되는 사람이 많았다. 60~70대의 참가자들에게서는 지구력 및 걷기 속도 감퇴 현상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주요 연구자인 캐서린 홀 교수는 "노화로 인한 신체능력 감퇴는 지구력보다 하체 근력이 먼저 떨어진다"면서..

손정의 실화

손정의 실화 손정의는 일본 재일교포 3세로서 소프트뱅크를 설립하여 한 때 세계 부자 순위 3위를 달리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일본에서 컴퓨터의 황제였습니다. 그가 일본 야후를 인수한 후 야후의 몰락으로 그의 주식 시가가 94%나 폭락 했을 때, 그는 파산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엄청난 경제적 어려움에 빠졌을 때, 그의 부인은 잘나갔던 때의 귀부인 행세를 집어 던지고 파출부를 자처해서 남편을 먹여 살렸습니다. 그러면서도 남편을 결코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평소에 자주 연락하고, 특히 그가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꽃다발을 보내줬던 사람들조차 하나 둘 소식을 끊기 시작하였습니다. 그가 밥을 사먹을 돈이 없어 단돈 10,000엔을 빌리기 위해 카톡을 하고자 했으나 모두 다 나가기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할머니의 털장갑

저는 노인요양시설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는 법이지만,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은 자꾸 늘어나는 데 저희의 일손은 한정되어 있다 보니 원하는 날짜에 쉬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어느 겨울, 연휴를 포함해서 3일을 쉴 수 있게 되었고 저는 모처럼의 휴식에 몸과 마음을 다시 다잡고 출근했습니다. 저희 시설에는 저를 너무 좋아하시는 할머니가 한 분 계시는데 노환으로 인해 힘들어하시지만 항상 저를 보시면 환한 웃는 표정으로 반겨주셨습니다. 그렇게 며칠 만에 저를 보신 할머니는 왜 이제야 왔냐면서 저를 보시더니 뜬금없이 털장갑을 건네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이제야 왔어. 아무 말 말고 이거 한번 끼워봐.” “할머니, 이거 생신 선물로 받으신 거잖아요. 할머니 이..